이금명 회장

“그냥 이웃집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사라고 말하기도 쑥쓰럽지요. 열심히 일 한 후의 행복함은 누구도 가져다 주지 않는 나만의 것입니다.”

이근명(59·사진)대전 대덕구 오정동 복지만두레 회장은 봉사를 한 후 느끼는 기분은 하늘을 나는 것 같다고 자부한다.

여성사업가로 오정동의 여장부이자 봉사활동계의 큰 손인 이 씨는 기획력과 추진력, 꼼꼼함을 두루 갖췄다. 그는 회원들의 발길이 끊기며 잠시 주춤했던 오정동 복지만두레를 부활시킨 일등 공신이다.

복지만두레 부회장 시절 후원자를 늘리기 위해 자신의 거래처부터 하나하나 공략해가며 후원을 받아냈고 오정동 지역의 기업들을 일일히 찾아다니며 어려운 이웃 돕기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그런 이 회장도 처음부터 남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게 쉬웠던 것은 아니다. 그가 처음 봉사활동과 인연을 맺은 것은 살림이 가장 어렵던 1986년이다. 당시 생활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어렵게 빌린 돈으로 쌀을 사러 가다가 우연히 배를 곯고 있는 한 할머니를 알게됐다. 아들은 있지만 사실상 버림받은 처지로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이른바 복지사각지대였던 셈이다. 그는 빌린 돈으로 쌀을 한 가마니 사서 할머니의 쌀독에 부어줬다. 거미줄이 쳐져있던 쌀독에 쌀이 들어가자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빈 손으로 돌아오는 길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이 씨가 열심히 봉사활동을 할 수록 살림은 나아졌고 사업도 번창했다. 그럴때마다 봉사를 할 수록 하는 사람이 되려 복을 받는 다는 말을 새삼 되새긴다.

이 회장은 “막상 남을 돕는데 빠져들다보면 우리가 몸을 다 던져 도와도 한없이 부족함을 느낀다”며 “봉사를 하며 보람을 느낀다기보다는 더 도울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려 봉사에 매진한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ohsurpris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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