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직업 등 뚜렷한 목표부터 정해라

“Guten Abend!(안녕하세요!·독) Я очень рад с вами познакомиться.(만나서 반갑습니다 ·러) Je m`appelle Kim Seong.(제 이름은 김성입니다·불) 我在大田外高中.(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중) My major is Russian.(전공은 러시아어입니다·영) Hace mucho calor, ¿no?(날씨가 많이 덥지 않나요?·스페인) こんなに暑いのにてくださって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이렇게 더운데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일)”

김성(16·대전외고 러시아어과1)군은 대전외고의 ‘촘스키’로 불린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노암 촘스키(83)’에서 딴 별명이다. 김 군은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 7개국어를 한다. 이 가운데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는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독일어와 프랑스어, 러시아어는 일상에서 무리없이 대화하는 수준이다.

김 군은 불려지는 별명처럼 ‘언어학자’를 희망하고 있다.

박영채(16·충남외고 영어과1)양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입사해 대외 무역외교를 펼치는 게 꿈이다. 외고에 입학해 학내 모의 유엔동아리 활동은 물론 독서토론동아리에서 국외이슈 등을 주제로 토론하는 것도 미래의 꿈을 위해서다.

김 성군과 박영채 양은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외고 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외국어고 선배에게 입학 전략을 들어봤다.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외고생활을 즐길 수 있어

김 성군은 매일 오전 6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깬다. 전날 미리 ‘뉴욕타임스’ 등에 들어가 관심있는 뉴스를 녹음해 놓고 다음 날 들으면서 발음이나 억양 등을 스스로 모니터링하는 것.

김 군은 “언어는 말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끝이기 때문에 주요 언어와 비주요언어로 나누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이 7개국어를 하는 것은 남다른 ‘언어적 감각’ 뿐 아니라 스스로 공부하면서 찾은 즐거움 때문이다.

“7개 국어는 학원을 다니거나 해외를 한 번도 나가지 않고 독학으로 배웠어요. 누구나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소망이 있지만 환경 등 외부 조건 때문에 꾸준히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저는 그걸 ‘노력’으로 승부한거죠.”

여러 외국어를 공부하다보니 같은 언어 계통끼리 묶어서 공부하게 됐다. 중국어와 일본어,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독일어와 영어 등이 닮아있다는 걸 알면서는 단순히 회화를 구사하기 보다는 깊은 언어학의 뿌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군은 “외고는 같은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자신의 특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뒤처질 때가 있다”면서 “단순히 외교관이 되기 위해서, 아니면 더 나은 대학 진학을 위해서 외고에 입학한다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게 뚜렷하다면 오히려 외고의 장점을 눈에 익힐 수 있어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영채 양 역시 중학교 때부터 KOTRA를 꿈꾸며 영어를 공부했다. 박 양은 자기소개서에 ‘충남외고에 진학하기 위해 꾸준히 영어경시대회에 나가 영어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였고 학내 독서토론대회에 나가 대외무역에서 갖춰야 할 논리성을 배웠다. 이 학교에서 그 꿈을 위해 모의유엔동아리와 독서토론동아리 활동으로 꾸준히 갈고 닦을 것이다’라고 쓴 점이 외고 진학에 있어서 큰 자신감이 됐다.

박 양은 “꿈이 명확하다보니 학교 생활도 그에 맞춰 방향을 스스로 잡을 수 있었다”면서 “담임 교사와의 소통으로 관심있는 분야 대회 등에도 참가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지향하는 목표와 학교가 잘 맞는지 생각해봐야

김 군과 박 양은 외고에 입학하기 전에 “자신의 목표와 학교가 얼마나 잘 맞는지”를 고민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 군은 전남 광주 출신으로 광주에 외고가 없어 대전외고에 진학했다. 그는 “방과후 학교나 동아리 활동에서 대전외고가 학생들의 자유를 많이 인정해준다고 들어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양은 충남외고에 진학한 가장 큰 이유로 “생활 속에서 꾸준히 공부해왔던 것을 가장 크게 펼칠 수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싶다”는 소망을 들었다.

박 양은 장래희망과 고등학교는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에서 학습하는 것이 내 꿈과 이어져있다는 것에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특히 한 예로 들자면 학교에 매일 오는 영자신문을 활용해 감각을 익히고 있는데 굳이 시간을 내지 않아도 주위에서 학습 환경을 조성해 준다는 게 장점이지요.”

김 군과 박 양은 외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솔성”이라고 표현한다.

김 군은 “외고에 와서 어떻게 공부하고 자신을 발전시켜나가는 게 뚜렷하다는 것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예요. 그렇기 때문에 면접에서 역시 자신의 목표와 외고 입학을 명확히 연결시킬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박 양은 “내신은 기본으로 충실해야 하고 그 외에 자신이 가진 꿈이나 목표를 향해 거쳐온 경험을 잘 알고 충분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물론 그 부분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성’이 바탕이 돼야하겠죠”라고 조언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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