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차디찬 아침 이슬

진준가 빛나는 못가

연꽃 하나 다복이 피고

소년아, 네가 났다니

맑은 넋에 깃들여

박꽃처럼 자랐어라.

큰강 목놓아 흘러

여울은 흰 돌쪽마다

소리 석양을 새기고

너는 준마 달리며

죽도(竹刀) 저 곧은 기운을

목숨같이 사랑했거늘

거리를 쫓아다녀도

분수 있는 풍경 속에

동상(銅像)처럼 서 봐도 좋다.

서풍 뺨을 스치고

하늘 한가 구름 뜨는 곳

희고 푸른 즈음을 노래하며

노래 가락은 흔들리고

별들 춥다 얼어붙고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

-이육사- 소년에게

*진준가: 진주인가.

*한가: 가장 끝 부분.

(나)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裸木(나목)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다) 이 중에 시름 업스니 어부의 생애로다.

일엽편주(一葉扁舟)를 만경파(萬頃波)에 띄워 두고

인세(人世)를 다 잊었거늘 날 가는 줄을 알랴.

굽어보면 천심녹수(千尋綠水) ⓐ돌아보니 만첩청산(萬疊靑山)

십장홍진(十丈紅塵)이 얼마나 가렸는고

강호에 월백(月白)하거든 더욱 무심(無心)하여라.

청하(靑荷)애 밥을 싸고 녹류(綠柳)에 고기 꿰여

노적화총(蘆荻花叢)애 배 매어 두고

일반 청의미(淸意味)를 어느 분이 아실까

산두(山頭)에 한운(閒雲) 일고 수중(水中)에 백구(白驅) 난다

무심코 다정(多情)하니 이 두 것이로다

일생(一生)에 시름을 잊고 너를 좇아 놀리라

장안을 ⓑ돌아보니 북궐(北闕)이 천리로다.

어주(漁舟)에 누어신들 잊은 때가 있으랴.

두어라 내 시름 아니라 제세현(濟世賢)이 없으랴.

-이현보- 어부단가

* 청하: 푸른 연잎.

* 노적 화총: 갈대와 물억새의 덤불.

* 일반 청의미: 자연이 주는 참된 의미.

* 제세현: 세상을 구제할 현명한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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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의 ‘차디찬’과 (나)의 ‘영하13도’는 모두 새로운 존재의 탄생을 예고한다.

② (가)의 ‘넋’과 (나)의 ‘혼’은 모두 숭고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③ (가)의 ‘박꽃’은 순수함을, (나)의 ‘꽃’은 생명력을 함축하고 있다.

④ (가)의 ‘사랑했거늘’은 화해의 의미를, (나)의 ‘으스러지도록’은 대결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⑤ (가)의 ‘쫓아다녀도’는 동경을, (나)의 ‘들이받으면서’는 거부를 의미한다.

[문제읽기를 통해] 시어, 시구의 함축적의미를 물어 보는 문제이다. 앞뒤의 문맥을 잘 살펴보면 정답이 쉽게 나올 수 있다.

[지문읽기와 문제읽기를 통해] 정답은 ③번이다. 먼저 (가)의 ‘박꽃’은 윗부분에 ‘맑은 넋에 깃들여’ 라는 표현으로 미루어 보아 ‘순수함(=맑은 넋)’을 의미한다. (나)의 ‘꽃’역시 윗부분에 ‘영하의 온도를 버티고 거부하는 나무가, 싹을 내밀고 푸른 잎이 되고 마침내 꽃을 피우는’ 과정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을 함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가)와 (다)를 비교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는 (다)에 비해 청각적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② (다)는 (가)에 비해 음악적 리듬감이 두드러진다.

③ (다)는 (가)와 달리 대구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④ (다)는 (가)와 달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한다.

⑤ (가)와 (다) 모두 영탄의 어조로 시상을 집약하고 있다.

[문제읽기를 통해] (가)와 (다)의 시적 특징들을 감안하면서 읽어야 한다. 특히, 눈으로만 특징을 찾으려 하지 말고 하나하나 밑줄을 그으면서 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④번이다. (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한다.’ 라고 했는데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 생각의 흐름’ 즉 ‘사고(思考)에 의한 전개’가 맞는 답이다. ①번은 (가)의 ‘노래하며’를 통해 청각적 이미지가 두드러지며 ②번은 (다)가 시조형식이라 4음보의 ‘음악적 리듬감’이 있다. ③번은 (다)의 ‘굽어보면, 돌아보니’ ‘청하에, 녹류에’등을 통해 대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⑤번은 (가)의 ‘어떠랴’ (다)의 ‘없으랴’ 의 표현이 영탄적 어조이다.

3. <보기>를 바탕으로 (가)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육사의 유년시절은 그가 쓴 수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항일 의병장을 여럿 배출한 선대로부터 대의명분을

중시하고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배우며 자랐는데,

이러한 지사적 가풍이 자신의 일생을 지배했다고 고백한다.

또 그는 고향의 낙동강 가에 앉아, 강물의 큰 흐름을 생각

하며 세상을 향해 나아간 ‘영웅’의 이야기에 심취했다고 한다.

이러한 유년의 경험은 민족사의 부활을 믿고 이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사람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삶과 시를 일치시킨

그의 시 세계를 구축하게 하였다.

① 3연의 ‘큰강’은 역사적 현실의 비유적 표현이겠군.

② 4연의 ‘곧은 기운’은 선대로부터 배우고 익힌 기상의 의미이겠네.

③ 5연의 ‘동상’은 현실에 타협 하지 않고 신념을 지키려는 당당함의 표상이겠네.

④ 6연의 ‘노래’는 고향에 대한 상실감을 표현한 슬픔의 노래이겠군.

⑤ 7연의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에서는 화자의 시련 극복의 의지가 느껴지는군.

[문제읽기를 통해] 자료(보기)를 바탕으로 시어의 의미를 찾아보는 문제인데 1번과 비슷한 방식으로 풀어보는 것이 좋다.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④이다. <보기>에 보면 ‘그는 고향의 낙동강 가에 앉아 세상에 나아간 영웅의 이야기에 심취했다고’ 했는데 ④에서는 ‘고향에 대한 상실감을 표현했다’고 했으니 적절치 않는 답지라 하겠다.

4. (다)의 ⓐ와 ⓑ를 중심으로 (다)를 <보기>와 같이 정리하여 감상하고자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대상

대상의 심상

화자의 태도

ⓐ 돌아보니

청산

월백

더욱 무심하여라

ⓑ 돌아보니

장안

홍진

잊은 때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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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만첩’은 ⓐ와 ⓑ의 대상간의 단절을 강조하는 시어이다.

② ‘월백’은 ‘홍진’과 대비되어 강호 공간의 청정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부각한다.

③ ⓐ는 ‘더욱 무심하여라’와 연결되어 강호 공간에서 화자가 추구하려는 자기 절제의 내면세계를 드러낸다.

④ ⓑ는 ‘잊은 때가 잊으랴’와 연결되어 강호 공간에서도 버릴 수 없었던 정치적 이상에 대한 미련 을 드러낸다.

⑤ ⓐ와 ⓑ에서 심리적 갈등을 겪던 화자가 선택한 최종적인 삶의 방향은 ⓑ의 대상이다.

[문제읽기를 통해] (다)는 시조이다. 시조는 특히 종장부분에 ‘주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연시조의 경우도 각 연의 마지막 부분에 ‘자연 친화적 태도’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유념하여 문제를 풀어보자.

[지문읽기와 문제풀이를 통해] 정답은 ⑤번이다. 마지막 연 종장에 ‘두어라 내 시름 아니라 제세현(=세상을 구할 선비)이 없겠느냐’ 라는 표현을 통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화자의 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⑤번에서 화자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삶의 방향은 ⓑ장안(=속세)가 아니라 ⓐ 청산(=자연)이라고 해야 맞는 정답이 된다.

< 논술 >

※다음을 읽고 다 쓴 후에 이상샘 메일 (e-sang@hanmail.net) 로 보내 주시면 선착순 3명에게 무료로 첨삭지도 해 드립니다. ( 대상 : 중학생 )

논제 :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 편견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는 어떤 예가 있는지 밝힌 후, 다음의 제시문을 참고하여 올바른 해결 방안을 제시하시오. (800~10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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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는 귀족 중심으로 전래되었던 불교와 유교와는 달리, 서민들의 삶의 지침으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도교가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생활을 자연스럽고 조화를 유지하면서 살아갈 것을 강조한 근본 정신에 있다. 세상을 알아가되 억지로 무엇을 하려고 하지 말고, 주어진 인간 본연의 모습대로 자연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라는 도교의 정신으로 살아갈 때, 그것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이 되었다.

도교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문제가 자신만이 옳다는 편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나 사물과 어울리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보았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편견을 극복하고 모든

사람이나 사물을 차별하지 말 것을 강조하는데, 자연과 인간을 동등한 위치에 놓는 것도 이러한 정신에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정신이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자신만의 생각과 생활을 고집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활을 인정하고 서로 어울리는 조화로운 삶의 전통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조화는 인간 관계의 범위에서 더 나아가 자연과의 조화로 이어졌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자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중학교<도덕 2>

* 유의사항

①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준수 할 것

② 주어진 분량을 반드시 지켜 쓸 것(분량 미달이나 초과 시 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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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제분석 - 편견 때문에 생겨나는 사회 문제로 적절한 구체적 사례를 세 가지 이상 적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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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시문 분석-도교에서 제시한 삶의 태도를 요약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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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 tip]

1. ‘천상 여자다’가 맞아요? ‘천생 여자다’가 맞아요?

- ‘천생 여자다’가 맞습니다. 부사인 ‘천생(天生)’은 ‘타고난 것처럼 아주’라는 뜻으로서 ‘천생 여자처럼 생겼다’에 쓰입니다. 또한 ‘차가 없으니 천생 걸어갈 수밖에 없다’처럼 ‘이미 정해진 것처럼 어쩔 수 없이’의 뜻도 있습니다. 반면, ‘천상(天上)’은 명사로서 ‘하늘 위’의 뜻입니다. ‘천상의 목소리’ ‘천상의 화음’에 쓰이죠.

2. ‘끄적거리다’가 맞아요? ‘끼적거리다’가 맞아요?

- ‘끼적거리다’가 맞습니다. 동사인 ‘끼적거리다’는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자주 쓰거나 그리다’의 뜻으로서 ‘그는 수첩에 뭔가 늘 끼적거리고 있었다’에 쓰입니다.

3. ‘거리낌 없다’가 맞아요? ‘꺼리낌 없다’가 맞아요?

- ‘거리낌 없다’가 맞습니다. 명사인 ‘거리낌’은 ‘일이나 행동 따위를 하는 데에 걸려서 방해가 됨’의 뜻으로서 ‘두 사람의 혼사는 아무 거리낌 없이 진행 되었다’에 쓰입니다.

4. ‘거꾸로’가 맞아요? ‘꺼꾸로’가 맞아요?

- ‘거꾸로’가 맞습니다. 부사인 ‘거꾸로’는 ‘차례나 방향. 또는 형편 따위가 반대로 되게’의 뜻으로서 ‘옷을 거꾸로 입다’ ‘토마토는 거꾸로 발음해도 토마토다’에 쓰입니다. 발음 역시 [거꾸로]로 발음하여 된소리 [꺼꾸로]로 발음하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합니다.

5. ‘속으로 삭이다’가 맞아요? ‘속으로 삭히다’가 맞아요?

- ‘속으로 삭이다’가 맞습니다. 동사 ‘삭이다’는 ‘삭다’의 사동사인데 ‘삭다’는 ‘긴장이나 화가 풀려 마음이 가라앉다’의 뜻으로서 ‘겨우 분을 삭이다’에 쓰입니다.

6. ‘속을 썩이다’가 맞아요? ‘속을 썩히다’가 맞아요?

- ‘속을 썩이다’가 맞습니다. 동사 ‘썩이다’는 ‘썩다’의 사동사인데 ‘썩다’는 ‘걱정이나 근심 따위로 마음이 몹시 괴로운 상태가 되다’의 뜻으로서 ‘이제 부모 속 좀 그만 썩여라’에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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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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