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을 노리는 사전공작

제11보(129-149) 중앙을 노리는 사전공작

오늘부터 시작하는 아시안게임 바둑부문이 혼성페어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한국팀은 무엇보다도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고 있는데, 선수 중 조한승 9단이 육군 일병이라는 군인 신분으로 정신무장에 있어 선봉에 섰다고 한다. 이창호, 이세돌 9단은 산전수전 다 겪은 만큼 비교적 느긋해하고 있지만 혼성페어에 박정환 8단과 함께 출전한 이슬아 초단은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이 초단은 특히 대회 한참 전부터 ‘한국팀 5대 얼짱’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는데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오히려 비난의 화살이 몰릴까 하는 두려움인 것 같다.

흑이 선택한 것은 29로 좌상귀를 움직인 것. 이하 백34까지 된 다음 이번에는 흑35, 37로 중앙 흑 대마를 노려보았다. 백38이 효과적인 방어책일 때 흑39 이하로 이번엔 우상귀를 움직였으니 백으로선 정신을 똑바로 차릴 여유조차 없다.

사실 흑39로 <참고도> 흑1로 단순히 막는 것은 백도 2를 선수한 후 4로 우상귀를 가일수하면 상황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흑으로선 중앙을 노리되 좀 더 효과적인 사전공작으로 39 이하 47까지 수순을 전개해둔 것이다.

백48은 이 한 수. 여기서 흑은 49로 늘어 중앙 백 대마에 최후통첩을 했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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