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에서 일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지난 2월 용인 한국외대부속외국어고(용인외고)를 졸업하고 올해 미국 조지타운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에 입학한 강규리(19·정치경제학·대전 탄방중 졸)양은 “‘오드리 헵번(말년에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미국 유명 영화배우)’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대학에서 학부 과정을 밟으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지만 그 관심들이 모아지는 곳이 어딘지는 강 양은 정확히 알고 있다. 해외대학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강양을 이메일로 만났다.

“민주주의의 태동을 알린 미국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싶었다”는 강규리양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누굴 따라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없지만 그래도 타인을 위해 자신을 던졌던 오드리 헵번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항상 갖고 있다”며 “봉사하는 삶이 왜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는지 느끼게 되고 저 역시 이타적인 삶을 살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동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 양이 해외대학을 희망한 것은 보다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또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영어를 활용하고 싶은 생각도 컸다.

강 양은 “어렸을 때 영어유치원을 다녀서 한국어를 깨우침과 동시에 영어도 습득했다”며 “문법보다는 말하기(Speaking)나 듣기(Listening) 위주로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영어가 입 밖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4-5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호주에 잠시 있었던 것도 영어권으로 대학을 진학하기로 결심했던 계기였다.

“고등학교에 와서 해외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의 말을 들으면 미국 대학은 성적보다 성격을 본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문에 미국의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컸죠.”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본격적으로 국제반에서 해외대학 진학을 대비하게 되면서 영어공부에도 매진했다. 영어를 빠르게 습득하기 위해서 강 양은 학원을 택했다. 말하기(Speaking)나 토플(TOEFL) 위주로 공부를 했다. 학교에서는 문법 위주로 배우다 보니 간단한 대화를 할 때도 굳이 문법에 맞춰 문장으로 말하려하게 돼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단어로만 표현해도 무슨 얘기를 하려고하는지 다 이해해요. 문법이나 어순을 잘못말해도 의사소통은 되죠.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거죠.”

동아리 활동이나 인턴십도 다양하게 활동했다. 강 양은 교내동아리 활동보다 외부 인턴십활동을 주로 했다. 컨벤션학에 관심이 있어 디베이트(Debate·의회식 영어토론)를 개최하고, 여름방학에는 국회의원실 인턴십에 참가했다.

“대전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한 달간 활동했는데, 대통령 특사로 남미쪽에 갈 때 필요한 데이터와 서류를 준비하고 남미쪽 한인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보조업무를 담당했었어요.”

단기간의 인턴십이었지만 국회의원의 역할이 생각보다 방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경험들이 대학 공부의 목표를 더 잡아주었다.

조지타운대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강 양은 “도시를 원했던 제 성격도 한 몫 한 거 같아요(웃음). 그래서 대학을 도시 중심에서 찾아봤는데 제가 하고 싶은 것을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조지타운대였어요. 이후 정시 때 몇 군데 더 썼지만 이 곳을 선택했죠”라고 말했다.

조지타운대는 수시로 합격했다. 전형에서 SAT점수도 중요했지만 Essay가 합격의 중요한 변수인 만큼, 에세이를 더 신경썼다.

“에세이는 시험형식보다 이야기 형식을 잘 썼던 것 같아요. 다행히 조지타운대가 그런 점을 더 많이 보는 학교였고요. 학교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활동에서 느낀 점을 저만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해나가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봉사활동하는 삶을 꿈꾸지만 그에 앞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은 소망을 내비쳤다.

강 양은 “조지타운대는 워싱턴 D.C에 있고 정치 유명인사를 많이 배출했다. 또 동아리나 선후배사이도 잘 구축돼있어 인턴십 등 여러 가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4년의 학부생활을 잘 활용해서 국제기구에서 인턴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양은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에 항상 들었던 생각이 ‘여기까지만 해도 되겠지, 이쯤에서 그만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그 때마다 제가 그리는 ‘꿈’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하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나서 느낀 건, 대학을 어디를 갔냐가 아니라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냐를 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명확히하고 그걸 위해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는 거예요.”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미국 조지타운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사립 종합대학교로 1789년 설립됐다. 로마가톨릭대학으로 예수회에 소속돼있으며, 정치외교학의 명문대로 꼽히고 있다. 조지타운대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이탈리아와 터키에 분교가 있다는 점이다. 세계 35개국 대학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마련돼있어 해외경험도 충분히 쌓을 수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조지 태닛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1994년 북한 핵 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대사를 비롯한 고위 정부 관료나 외교관 출신들이 교수진으로 다수 포진해 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 알프레도 크리스티아니 전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이 대학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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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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