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10년째 류머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이 씨는 최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잠잠하던 무릎과 손목의 통증이 심해졌다. 이처럼 관절염 환자들은 찬바람 부는 날씨가 반갑지 않다. 찬바람이 관절 부위의 통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류머티스관절염을 불치병으로 알고 고통을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꾸준히 노력하면 만족스러운 생활을 누릴 수 있고 드물게는 완치도 가능하다. 건양대병원 정청일 교수의 도움말로 류머티스관절염이란 무엇이며, 관절염의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류머티스관절염이란?

류머티스관절염이란 여러 관절염 중 대표적인 염증성 관절 질환으로 관절 내의 활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체 면역체계의 기능 이상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건강한 조직(활막)을 병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부분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전신의 여러 관절에 염증을 일으켜 결국은 인접한 연골, 뼈, 인대 등을 상하게 한다. 적절한 치료 없이 손상이 심하게 진행될 경우 관절의 운동 기능을 잃어버리게 돼 일상생활과 업무의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3-5배 정도 많이 발생하며, 발생 연령은 주로 가임기인 30대와 40대에서 발병하지만 어느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연령이 증가 할수록 빈도가 증가한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3배 가량 발병의 위험이 크고, 흡연 등의 환경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는 전 인구의 1%인 4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몸 구석구석이 쑤시고 아프다면?

손가락과 손목, 팔꿈치, 발과 발목, 무릎, 고관절(엉치관절), 어깨, 목, 턱관절을 주로 침범하며, 드물게는 심장과 폐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겨 심낭염, 늑막염이 생길 수 있으며 폐렴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류머티스관절염이 다른 관절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손과 발의 작은 관절에 좌우 대칭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른쪽 손목이 아프다면 얼마 뒤에는 왼쪽 손목의 같은 부위도 함께 아프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경과이다.

대표적인 증세들을 정리해보면 △주로 손,발의 관절에서 대칭적인 통증과 부종 △주로 자고 난후 아침에 느끼는 관절의 뻣뻣한 증상 △원인불명의 피로와 쇠약감 △발열이나 체중감소 등이다.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진찰 후에는 병의 확진과 진행 정도를 알기 위해 혈액검사, 관절액검사, 방사선검사 등을 하게 된다.

특히, 요즘같이 일교차가 심해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에는 더욱 괴롭다.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이 생길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한 면역반응이 더 활발해져 관절염 증상이 보다 심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류머티스관절염 환자들은 감기조차도 가볍데 여겨서는 안 된다.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 해야

아직도 많은 환자가 염증으로 관절이 이미 망가진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어,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류머티스관절염 환자는 대개 발병 2년 이내에 관절손상이 발생되므로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손가락이나 손목이 부으며 아픈 경우에는 류머티스관절염을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없애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관절의 손상이 더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고 개선시켜 환자가 편안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약물은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항류마티스제, 그리고 근래 사용되고 있는 생물학적제재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증세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류머티스관절염 치료 약물이 독해서 위와 다른 장기를 상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몇 가지 약제는 위장에 부담을 줄 수는 있으나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고, 근래에 개발된 약물과, 호응이 좋은 약제들은 우려할 만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약물 사용 중 불편한 점이 있는 경우에는 담당의사와 상의하고 약물 변경이나 위장약의 추가 여부를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머티스관절염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증상의 초기에 빨리 진단하고, 적절한 약물을 사용한다면 증세를 호전시키고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약 5-10%에 해당하는 환자는 완치도 가능하며 완치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관절 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초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완치될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비록 완치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들도 투약을 계속하면 증상 없이 지낼 수 있다. 증세가 좋아지면 약의 용량과 약의 종류를 줄일 수 있고 재발하지 않으면 투약을 중지할 수도 있다.

정청일 교수는 “관절에 좋다고 하는 여러 음식이나 민간요법들이 수없이 회자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 오히려 민간요법에 의존하다가 중요한 초기의 치료 시기를 놓쳐 영구적인 관절의 손상과 변형이 굳어버린 후에 병원을 찾아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류머티스관절염의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류머티스관절염도 환자와 의사가 함께 꾸준히 대화하고 상호 노력할때 보다 행복하고 만족스런 생활을 누릴 수 있음을 확신한다”고 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류머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생활수칙

△류머티스관절염은 불편하지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다.

△담당 의사와 자신의 증상과 약물 조절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고 자문을 구한다.

△안전하고 우수한 약제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는다.

△정해진 날과 시간에 처방받은 용량의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복용약을 줄이거나 중지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가볍게 걷는 등의 적절한 신체활동은 긍정적인 생활 자세를 가지게 한다.

△무리한 운동은 관절염을 악화시키고 관절 내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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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병원 정청일 교수는 류머티스관절염의 증상이 의심되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건양대병원 정청일 교수는 류머티스관절염의 증상이 의심되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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