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동포들, 김연아 금메달에 “가슴 뭉클”

“한국인이란 사실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이민생활의 애환이 말끔히 사라졌다”

지난달 26일(한국 시각) 밤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피겨 싱글 부문에서 김연아(20) 선수가 기적 같은 연기를 펼쳐 보이며 금메달을 따내자 토론토한인사회는 일제히 주변이 떠나갈 듯한 함성과 환호성을 올리며 온통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다.

토론토한인들은 특히 김연아 선수가 토론토에서 훈련을 받고 있어 평소에도 친근한 느낌을 갖고 있는 터에 김 선수가 세계정상에 우뚝 서자 마치 한 가족처럼 감동적인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한인들은 이날 저녁 각 가정과 아파트, 식당 등에 삼삼오오 모여 밤늦게까지 텔레비전을 지켜보다 김연아 선수가 역대 최고점수를 올리며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 서로 얼싸안으며 일제히 기쁨과 감격의 환호성을 올렸다.

조영연 한국노인회 감사(부여 출신)는 “같은 콘도에 사는 한인 10여명이 휴게실에 함께 모여 열렬히 김연아 선수를 응원했다”면서 “김 선수가 우승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금메달을 따내자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무한한 국가적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관수 민주평통회장(청주 출신)은 “너무도 장하고 감동적이어서 절로 눈물이 흘렀다. 이번 쾌거는 김연아 선수 개인의 영광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통해 자랑스러운 조국 한국의 위상이 전 세계 만방에 드높이 울려 퍼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욕의 정선영(43) 주부는 “김연아 선수가 토론토에서 훈련을 받고 있기에 더욱 친근감이 간다”며 “김 선수가 캐나다 한인사회의 위상까지 크게 높여준 것 같아 너무도 고맙다”고 감격해했다.

미시사가의 이창희(49)씨는 “함께 텔레비전을 지켜보던 딸에게 한국선수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특히 좋았다. 자녀에게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생생하게 심어줄 수 있으니 이처럼 효과적인 뿌리교육이 어디 있는가”라며 즐거워했다.

한편,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한국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은 경기가 주말에 줄줄이 이어짐에 따라 토론토한인사회의 응원열기도 절정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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