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토기 대표 기종… 검은 광택 특징

72호 널무덤에서 출토된 검은간토기는 뚜껑과 단지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뚜껑 중앙에 꼭지가 달려있다. 단지의 어깨부분에는 삼각형과 사선무늬가 새겨져 있다.<사진 2>
72호 널무덤에서 출토된 검은간토기는 뚜껑과 단지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뚜껑 중앙에 꼭지가 달려있다. 단지의 어깨부분에는 삼각형과 사선무늬가 새겨져 있다.<사진 2>
검은간토기(黑色磨硏土器)

국립공주박물관 소장

검은간토기는 백제 토기를 대표적인 기종의 하나로, 몸통이 긴 항아리(長卵形壺), 어깨 부분에 각이진 항아리(有肩壺) 등과 함께 백제토기의 시작을 알려주는 토기이다.

토기의 표면을 곱게 갈아내어 검은색 광택이 나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고운 진흙으로 만든 토기를 800℃이상의 온도로 한번 굽고, 이것에 생솔잎이나 왕겨, 짚 등을 덮어 씌워 검은 그을음을 입힌 뒤 전체적으로 잘 갈아 광택을 만들고 표면을 뾰족한 도구로 긁어 무늬를 새겼다. 일반적인 백제 토기가 가마에서 한번만 구워내 회색이나 붉은색을 띠며 토기 빚을 때 만든 두드림무늬가 많은 것과 큰 차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검은간토기는 백제지역에서도 한강-천안에 이르는 지역에 매우 한정적으로 출토되는데 이 지역은 백제가 한성에 수도하고 있을 때 백제의 영역으로 생각되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한정적으로 출토되는 이유는 검은간토기의 제작기간이 한성백제시기에만 해당하는 것과,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져 위세품적(威勢品的) 성격이 강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검은간토기는 보통의 백제토기와 형태 · 색조 · 무늬 등이 매우 다르고, 각 유적에서도 환두대도나 중국제도자기와 같은 중요 유물이 출토되는 무덤에서만 출토되고 있으며, 그 수량도 매우 적다.

사진의 검은간토기는 천안 용원리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천안 용원리유적은 독립기념관 남쪽의 온천관광단지 조성 예정지에서 조사된 백제시대 주거지와 무덤들이다. 이 가운데 무덤들에서는 흑유닭모양 단지, 용문환두대도 등 백제시대를 연구할 수 있는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 검은간토기들은 각각 9호 돌덧널무덤과 72호 널무덤에서 출토되었다. 특히 9호 돌덧널무덤은 검은간토기와 함께 흑유닭모양단지, 화살통장식, 관모장식, 귀걸이가 출토되어 용원리 무덤들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인물의 무덤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9호 돌덧널무덤 출토 검은간토기(사진1)는 뚜껑과 낮은 단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뚜껑의 중앙에 꼭지가 달려 있고 꼭지를 중심으로 기하학적 무늬가 대칭으로 새겨져 있다. 특히 그릇의 모양은 돌솥을 연상케도 한다.

72호 널무덤에서 출토된 검은간토기(사진2)는 뚜껑과 단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뚜껑의 중앙에 꼭지가 달려있다. 단지의 어깨부분에는 삼각형과 사선무늬가 새겨져있다.

이러한 검은간토기가 출토된 천안 용원리 유적은 당시 천안지역의 중요한 백제 세력집단의 무덤터로 생각할 수 있으며, 한성시기 백제 중앙과 지방과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9호 돌덧널무덤 출토 검은간토기는 뚜껑과 낮은 단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뚜껑 중앙에 꼭지가 달려 있고 꼭지를 중심으로 기하학적 무늬가 대칭으로 새겨져 있다.<사진 1>
9호 돌덧널무덤 출토 검은간토기는 뚜껑과 낮은 단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뚜껑 중앙에 꼭지가 달려 있고 꼭지를 중심으로 기하학적 무늬가 대칭으로 새겨져 있다.<사진 1>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