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법칙-박종서 대전도시공사 사장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발표 한 ‘깨진 유리창’이라는 글에 처음 소개된 사회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벽면의 벗겨진 페인트, 화장실의 깨진 유리창, 긴 통화대기시간…. 어쩌면 비즈니스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고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도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나 제품의 질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기업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어떻게 경영과 조직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책으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그냥 스쳐지나가고 있는 작은 일들에 관심을 가지면 우리의 인간관계가 훨씬 윤택해질 수 있다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교훈을 주고 있다.

세계 최고·최대라는 수식어가 항상 같이하는 페스트푸드 업계의 공룡 맥도날드는 전례 없는 사업부진에 빠져 있는데 저자는 아주 작은 것에서 부진의 이유를 찾고 있다. 미소짓지 않는 매장직원, 정리되지 않은 선반, 불결한 화장실 같은 것들로 인해 고객이 멀어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위기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성공한 기업은 고객의 사소한 요구라도 무시하는 법이 없었다. 짧은 기간에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스타벅스 커피에는 무슨 비밀이 있을까. 맛좋은 원두,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 등 하드웨어가 아니라 언제든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을 교육한 것이 성장비결이라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 구글은 업계의 후발주자이다. 하지만 속도, 정확성, 효율성이라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한 구글과 단지 사이트 방문객 수에만 신경쓰던 선발 검색엔진의 자리는 금세 역전됐고 이제는 ‘자료를 검색한다’는 표현대신 ‘구글(google)한다’는 말을 동사(動詞)로 사용하는 정도가 됐다.

성공한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 아무리 큰 기업도 성장의 동력은 사람(고객)과 사람(직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이어서 고객을 이해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지식과 열정으로 가득 찬 직원이 회사의 발전을 이끌어 간다.

나와 우리조직의 ‘깨진 유리창’은 무엇이고 우리사회가 고쳐야 할 ‘깨진 유리창’은 무엇인가? 외부에서 지적받기 전에 스스로 깨진 유리창을 찾아서 하루빨리 고치려고 노력하는 기본이 절실한 요즘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대전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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