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 비단길 굽이굽이…어제 아우르고 내일을 향해 힘찬 물살

14일 연기군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금강의 어제와 오늘’ 연기군 사진전 전시관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줄지어 관람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canon@daejonilbo.com
14일 연기군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금강의 어제와 오늘’ 연기군 사진전 전시관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줄지어 관람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canon@daejonilbo.com
14일 충남 연기군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금강의 어제와 오늘’ 연기군 전시회는 충청의 젖줄인 금강을 통해 금강 정신을 되새기고 금강의 미래를 함께 탐색하는 계기가 됐다.

연기에서 열린 이 날 전시회는 완연한 가을빛으로 물든 화창한 날씨 속에서 금강과 번영한 과거 연기군의 옛 모습을 찾으려는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관람객들은 오늘날 조치원역과 조선시대 후기에 찍힌 조치원역 사진을 보면서 과거 교통 중심지로 영화를 누렸던 연기군을 갈망했고 나룻배가 뜬 금강의 옛 모습을 보면서는 금강의 물길과 함께했던 삶을 그렸다.

금강의 중류에 위치해 금강과 함께 가장 먼저 문명이 발달하고 사통팔달의 중심지였던 연기군은 전북 장수 뜬봉샘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금강이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장 힘차게 흐르는 곳이다.

공주시에서 연기군까지 사진전을 보러 온 복은자(51·공주시 옥룡동)씨는 “어릴 때 뛰어놀던 금강이 어떻게 사진으로 남아있을지 보고 싶어 왔다”며 “가물가물한 기억이 사진을 보니 생생히 그려진다”며 반가워했다.

이 날 전시회에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마친 대동초등학교 250여명의 학생들이 대거 관람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금강 수치지도 위에 위성지도를 입혀 마치 비행기를 조종하며 금강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제작한 ‘금강 3D시뮬레이션 영상’ 코너는 학생들이 줄을 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1932년 금남초 조회사진을 보면서 한복바지를 입고 고무신을 신은 당시 또래의 학생들을 연신 신기해하며 눈을 반짝였다.

김소영(13)양은 “마치 TV에서만 보던 장면들이 살아서 튀어나온 것 같이 재밌다”고 즐거워했다.

중·장년층은 과거 마을에 초등학교가 없던 시절 연기군 민족종교단체에서 세운 마을 고등공민학교 사진에서 친구들을 찾아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도 했다.

사진전을 둘러보던 천이봉(59·연기군 서면)씨는 1970년대에 찍힌 빨래우물터 사진을 가리키며 “한 켠에서는 빨래를 하고 한 켠에서는 아이 목욕을 시키는 이 사진이 당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던 장면이었다”고 추억에 잠겼다.

관람객 유창환(63·연기군 조치원읍)씨는 “미호천에서 고기잡고 친구들과 목욕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면서도 “추억을 만들었던 금강을 후손들에게 전해주도록 금강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주(55·조치원읍)씨는 “충청인에게 금강은 삶의 원천”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전시회가 많이 기획돼서 충청인에게 삶의 지표를 보듬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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