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정계 복귀 본보 특종대담 큰 반향

대전일보가 94년 5월 6일자 1면에 특종보도한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과의 특별회견에서 나온 ‘정치 다시 해도 系派(계파) 업고는 안 해’는 정계복귀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 큰 파장을 미쳤다. [대전일보 DB]
대전일보가 94년 5월 6일자 1면에 특종보도한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과의 특별회견에서 나온 ‘정치 다시 해도 系派(계파) 업고는 안 해’는 정계복귀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 큰 파장을 미쳤다. [대전일보 DB]
18일 서거로 전 국민의 애도를 받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전일보와도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5월 이뤄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정치 복귀를 시사, 9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1988년 대전일보사(옛 문화동 사옥)를 방문,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등 본보와 특별한 연을 맺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7년 뒤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는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92년 대선 패배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 일체의 정치적인 행보를 자제하는 등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무게감은 언론의 주목을 피할 수 없었고, 연일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나 가능한 언론 노출을 바라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은 번번이 이를 외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은 영·호남의 초청강연을 감안, 충청권에서의 강연을 대신해 대전일보와 단독 대담을 갖게 됐다.

인터뷰는 당시 아태재단 이사장이었던 김 전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엔 변함없지만, 정치를 다시 한다고 해도 계파를 업고 하지는 않겠다”는 정치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다.

본보는 인터뷰를 통해 얻은 김 전 대통령의 복심을 기사화했고, 1994년 5월 6일자 대전일보발 기사는 정국의 핫이슈로 급부상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씨 문제가 불거져 나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되던 상황에서 이러한 본보 보도는 정치판 자체를 뒤흔들었던 것.

이후 2년 뒤,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되고, DJP 연합을 통해 충청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우세영 기자 sy626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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