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야채 위 고기 한점… 입안에 ‘사르르’

노란 배추속 위에 기름기 좔좔 흐르는 고기 한 점 올리고, 매콤 달콤 무김치 올리고, 알싸한 마늘 한조각 얹은 다음 돌돌 말아 ‘한입에 쏙’ 넣으면… 아삭아삭 부들부들 담백 고소한 “캬~ 이 맛이 진짜 보쌈이로구나”.

대전시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옥외주차장 인근에 위치한 ‘농부보쌈’, 전통보쌈 그대로의 맛으로 대전의 입맛을 사로잡아 버렸다.

이집의 보쌈과 족발은 주인 이선영씨의 아버님이 충남 논산 연무의 청정농장에서 직접 기른 최고급 국내산 돼지만을 엄선해 제공하고 있다.

20여 가지의 각종 야채, 그리고 토종 된장을 듬뿍 넣고 푹 삶아낸 이집의 보쌈은 야들야들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고 은은한 맛이 제대로 살아있다.

일단 보쌈은 당도를 낮추고 담백함을 유지하는 게 관건. 점심 저녁 손님들이 몰리기 전에 하루 두번 삶아내는 고기는 적정한 온도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손님상에 오르는데 이렇게 김을 빼고 비계를 탱탱하게 하는 과정을 거쳐야 더 부드럽고 맛이 있다고 한다.

파릇파릇한 상추 위에서 따뜻한 수증기를 내뿜으며 가지런히 놓여있는 보쌈은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 새우젓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면 담백한 살결과 부드러운 비계가 혀끝에서 사르르 해체되는 느낌이다.

보쌈엔 역시 보삼김치. 직접 절인 배추속에 매콤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인 무김치와 함께 어울리면 씹는 순간 와락 다가오는 그 맛의 즐거움이란…. 또 전통간장과 젓갈에 알맞게 숙성시킨 깻잎을 곁들여 돌돌 말아 한입에 쏙 넣으면 새콤달콤, 독특하고 맛깔스런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또 이집에서 최근 인기 급부상중인 메뉴는 바로 한방앞족발. 한의사 동생의 도움을 받아 맛과 영양을 더해 감초, 생강, 월계수잎, 계피 등 10여가지 약재를 넣고 푹 삶아내 일단 식힌 다음 꼬들꼬들해진 먹음직스럽게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 담백한 것이 ‘캬~’ 그동안 족발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맛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조, 흑미를 함께 넣고 지은 영양밥과 그윽하면서 개운한 맛이 일품인 청국장까지 어울리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또 잡채며 갖가지 나물, 무침, 전 등 12여 가지의 맛깔스럽고 정갈한 반찬들도 일품.

▲농부보쌈 大 3만원 中 2만6000원 小 2만2000원 ▲한반앞족발 大 3만원 中 2만6000원 小 2만2000원 ▲스페셜(보쌈+족발) 3만5000원 ▲특선(보쌈·족발·골뱅이무침) 4만원. ☎042(484)8882.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음식엔 거짓이 들어가선 안돼요. 손님들과의 약속이거든요. 그것이 맛있고 좋은 음식을 만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농부보쌈’의 주인 이선영씨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도 정직이 줄줄 배어 나온다. 좋은 재료와 정성, 이런 말들은 그에게선 이미 필요 없는 말인 듯싶다.

“손님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고 그릇까지 깨끗이 비우고 갈 때 가장 고맙고 뿌듯함을 느낀다”는 이씨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절감한 것은 친절과 정성. 음식 맛은 누구나 흉내를 낼 수 있지만 그 음식을 만들고 대접하는 마음은 함부로 흉내낼 수 없다는 것, 항상 미소를 머금고 손님을 가족처럼 대하는 이씨와 종업원들에게서 진심이 느껴진다.

120석. 전용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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