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전 대백제 위용 한눈에

개장 1년을 앞두고 백제역사재현단지의 백제역사재현촌 전경. 사진 전면에 백제 왕궁, 오른쪽으로 능사, 왼쪽으로 전통민속촌이 보인다. 왕궁과 능사는 완공됐고 전통민속촌은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개장 1년을 앞두고 백제역사재현단지의 백제역사재현촌 전경. 사진 전면에 백제 왕궁, 오른쪽으로 능사, 왼쪽으로 전통민속촌이 보인다. 왕궁과 능사는 완공됐고 전통민속촌은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백제의 화려한 역사·문화가 1300여년의 시간을 넘어 되돌아 온다. 지난 94년 시작된 부여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사업이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마침내 개장 1년을 앞두고 있다. 백제문화권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백제단지 현장을 둘러봤다.

백제단지의 백제역사재현촌에 들어서자 웅장한 모습의 왕궁과 능사가 문화 및 교류왕국 대백제의 당당한 역사를 대변하듯 위용을 뽐낸다. 마치 최강의 국력을 자랑하며 활발한 대외 외교를 펼쳤던 사비 백제시대의 역사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다. 완공 단계에 들어간 왕궁과 능사는 329만㎡에 달하는 백제단지를 굽어보고 있다. 그 왕궁을 바라보노라면 사비로 천도를 단행했던 성왕이 사비성 왕궁을 새로 지으며 꿈꿨던 대백제의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

왕궁은 중궁전, 동궁전, 서궁전, 회랑 등 14개동에 면적은 4942㎡이다. 무려 27만재의 목재가 소요됐고 높이는 19m이다. 가장 큰 기둥은 높이 10m, 직경 0.6m로 수령 300여년의 원목이 사용됐다. 기둥의 상부에 서까래 모양으로 경사지게 돌출된 부재가 있는 하항(下昻) 구조가 백제 건축의 특징을 보여 준다.

왕궁 옆의 능사(陵寺)는 백제금동대향로가 출토된 부여 능산리의 능산리사지(陵山里寺地)를 재현한 사찰이다. 5층 목탑과 금당, 강당, 회랑 등 총 13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능사 안의 5층 목탑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아파트 13층 높이(39m, 목탑부 30m·상륜부 9m)의 목탑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백제시대의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목탑을 보는 듯하다.

역사재현촌 내 쉴새없이 가동되는 포크레인과 인부의 삽질은 1300여년 전 백제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왕궁 옆의 개국촌은 한창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백제 초기의 모습을 재현하는 개국촌은 높이 3m 정도의 토성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안에 백제 개국 당시의 주거 형태가 들어선다. 정청(정무를 보는 곳), 문루(성문 등에 지은 다락집), 토성 등 30동이 들어서며 현재 38.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개국촌 아래에는 귀족·서민·군관주택 등 77동이 들어선다. 현재 64.1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역사재현촌의 고건축 공사는 1867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공사 이래 단일 규모는 최대라고 한다. 총 420여만재의 소나무가 투입되고 있다. 왕궁과 능사, 개국촌, 민속촌 이외에 군사통신촌, 장제묘지촌 등 다양한 기능촌이 함께 조성되고 있다. 역사재현촌의 전체 공정률은 87%이다.

공공시설인 역사재현촌과 함께 롯데가 3100억원을 투입하는 민자사업도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내년 7월 준공 예정인 322실 규모(지하 1층, 지상 10층)의 콘도는 벌써 5층까지 골조가 올라가 있다. 대연회장 컨벤션 및 수영장시설까지 갖춘 다목적용 콘도로 건립되고 있다. 단지 골조만 드러나 있는 상태인데도 나선형 구조의 콘도는 백제단지와 조화를 이루듯 자연미를 뽐낸다. 콘도 마당에는 백제시대의 한옥을 재현한 건축물이 들어선다고 한다.

롯데는 콘도와 함께 아울렛, 스파 빌리지, 어뮤즈먼트 파크, 어그리 파크, 에코 파크 등 민자시설도 2013년까지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개장 1년을 앞두고 있는 백제단지는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하고 위락시설과 쇼핑, 숙박시설까지 들어서는 ‘한국형 역사테마파크’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9-10월 대백제전 개최를 앞두고 내년 7월이면 일부 민자시설을 제외하고 그 웅장하고 하려한 모습이 일반에게도 공개된다. 대백제전 주무대로도 사용된다. 백제문화권이 스쳐가는 관광지에서 머물며 느끼는 관광지로의 대변신이 예고되고 있다.

강은선 기자 groov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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