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박정규(64) 전 청주대 교수는 9일 제천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89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 되는 구한말 을미의병 군가집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군가집은 가로 9㎝×세로 14㎝ 크기에 1900여 글자로 구성된 4·4조 장편 가사 형식으로 ‘제천 의진 격가’가 53쪽에 걸쳐 수록돼 있으며 의병들이 소지하면서 암기할 수 있도록 수진본(포켓용)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또 3장의 나누어진 군가집은 ‘슬프다 우리 팔역창생’, ‘통곡되고 통곡되다’, ‘왜국이적 양국금수’, ‘저놈들을 성히두랴’,라는 가사로 일제에 대한 저항의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날 박 교수는 “10여년전 청주 고서점에서 구입해 보관하다 최근 의병가사집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제작연대는 1915년으로 표기돼 있으나 작가가 누군지는 명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시 의병장 이었던 유인석 등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1895년) 직후에 집필된 군가집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국난의 현실을 알리면서 나라를 바로 잡자고 권고하고 선동하는 내용의 노래·개화가사가 수록됐다”고 전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제천에서 봉기한 을미의병의 군가집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제천의병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차 의병(을미의병)은 1895년 민비가 시해당하고 단발령 등에 격분한 유생들이 봉건체제를 유지하고 왕권수호를 위한 반일 의병운동으로 원주·제천·단양에서 처음 봉기 됐다.이상진 기자 chosang453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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