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호 충남대 총장 취임 1주년 인터뷰

송용호 충남대학교 총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송 총장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충남대는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던 시기였다. 외부적으로는 충남대의 위상 추락,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의 냉소주의와 반목이 잔존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송 총장과 충남대 구성원들을 지난 1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기며 지역 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빠르게 되찾았다. 송 총장을 만나 지난 1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어려운 시기에 총장으로 취임해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을 보낸 소감은?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성과도 많았지만 좀 더 열심히 했으면 더 큰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점도 있다. 개인적으로 평교수 시절에는 오정동부터 학교까지 항상 걸어서 출퇴근을 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쉽고, 바쁜 일정 속에서 가족들에게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2008년은 충남대가 세계 100대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2009년은 본격적으로 도전하고 실천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 지난 몇년간 충남대는 움츠린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멈춰있었던 것이 아니라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있었다. 2008년이 내재된 그 힘을 보여준 해였다고 한다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그 동안 준비했던 계획과 과제들을 실천에 옮길 해라고 할 수 있다.

-국립대 재정회계법안 내년 발효된다. 법인화 전 단계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생각은.

▲올해 국립대 법인화와 국립대 재정회계법안이 대학가의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다.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지난 몇년간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가 반영된다면 추진시기가 단축될 것으로 본다. 현재 법인화에 준비된 대학은 서울대와 부산대에 불과하다. 충남대 역시 다른 국립대들과 같이 아직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 충남대의 여건을 감안, 다양한 법인화에 대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국립대 법인화에 대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대학의 체질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경험해 왔던 변화보다 훨씬 빠르고 폭도 커 질 것이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대학의 조직을 슬림화해야 하고, 미리 예견되는 변화를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3월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안 역시 법인화와 재정회계법에 따른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서 마련한 방안이다. 또 지난 한해 동안 충남도청 신도시 캠퍼스 설립 추진, LA 캠퍼스 추진 등 우리 충대가 큰 그림을 그렸던 계획 역시 법인화 대비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가 본격적으로 그 초석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충남도청 신도시 캠퍼스 설립은 어떻게 추진되나.

▲충남도청 이전과 함께 충남대의 활동 권역도 확장될 것이다. 충남도 역시 도청 신도시가 새로운 도청소재지로서의 제 기능을 찾기 위해 명문대학의 유치를 통한 인구의 유입과 교육서비스 제공 등 여러 가지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거점 국립대의 유치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충남대는 1952년 모든 충청인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설립됐다. 대전은 물론 충남지역민들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봉사하는 것은 충남대의 의무다.

-‘발전기금 500억원 조성’은 중요한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중이다. 단순한 기부방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기금 모금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충남대의 모든 자산들을 활용해 직간접적인 투자와 지원을 이끌어 낼 계획이며 그동안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2008년 한해 64억원 가량의 발전기금 납부를 약속받았고, 그 중에 약 52억원을 현금으로 모을 수가 있었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발전기금 모금은 쉽지 않을 것이다. 고무적인 점은 지속적으로 대학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발전기금 조성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지역 거점 국립대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데.

▲취임과 동시에 ‘우리 충대’ 운동을 전개했다. 지금까지 받았던 사랑을 지역민께 돌려드리기 위해 ‘지역에 봉사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솔선수범해서 봉사활동을 다녀왔고, 맨 마지막까지 우리 충대 구성원이 태안을 지켰다. 아직 ‘우리 충대’가 지역민들의 입에 익지 않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 지역민 모두가 충대인이 되는 날이 분명 오게 될 것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대학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우리 충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충남대는 지역민들이 많은 성원이 있었기에 57년의 역사 동안 지역을 대표하며 존재해 왔다. 지역에 봉사하는 대학으로서 면모를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역민께서도 우수한 인재를 서울에 보낼 게 아니라 우리 충대, 혹은 지역 대학에 보냄으로써 스스로가 지역 발전을 선도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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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호(57) 총장은 2007년 실시된 선거에서 제16대 충남대 총장으로 당선됐다. 대전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순수 국내파로 분류된다. 선거 일정 동안 충남대 출신은 아니지만 지역 출신임을 내세워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공약을 통해 서도 지역민과 함께 하는 지역 거점대학으로서의 ‘우리 충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981년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대한건축학회 대전충남지회장, 한국대학교육발전포럼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행복도시 추진 자문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좌우명은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송 총장은 “세상을 살아갈 때 최선을 다해가며 살아가는 사람만이 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며, 또 그런 세상이어야만이 공평한 세상이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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