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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이의 민사고생활기-의례단 입장

2008-08-08기사 편집 2008-08-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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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서는 사회를 맡은 사람이 "신부 입장"이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신부와 신부의 아버지가 식장에 들어섬으로써 결혼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매주 월요일, 체육관에서 열리는 민사고의 애국조회는 학생 행정위원회장 또는 부위원장이 "의례단 입장"이라는 말을 함으로써 시작됩니다. 의례단이 태평소, 꽹과리, 북, 징, 장구 등 전통음악을 연주하면서 들어오고, 뒤이어 5명의 남학생으로 구성된 기수단이 민족사관고등학교 기를 들고 입장합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을 시작으로 예복을 차려입으신 선생님들이 입장하십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교단에 오르신 뒤 학생들의 인사까지 받으시고 나면, 교내 오케스트라인 '민족 오케스트라'의 애국가 반주에 맞추어 다같이 애국가를 제창합니다.

민사고에 입학하고 나서 민사고의 민족 주체성 교육을 몸소 느낄 수 있던 행사는 뭐니뭐니해도 애국 조회였습니다. 모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개량 한복이 아닌, 두루마기까지 갖춰진 예복 정장을 입고 서서 전통 음악을 듣고, 또 애국가를 부르니까요.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추워도 예복 정장을 입어야 하며, 여학생들은 단정하게 머리를 묶는 것이 교칙입니다. 그렇다면 애국 조회 시간에 졸거나, 친구들과 떠들면 어떻게 될까요? 운이 안 좋으면 선생님께 지적을 받아 학생 법정에 갈 수도 있답니다.

애국가 제창까지 끝나면 임의로 정해진 학생이 교훈과 영어 상용화의 목적을 제창하고, 모든 사람들이 따라 읽습니다. 선배님들의 말을 빌자면, 몇 년 전만 해도 매일 아침마다 읽어야 했다고 합니다. 교훈과 영어 상용화 목적까지 읽고 나면, 애국 조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학생과 선생님들의 연설과 시상식이 이어집니다. 민사고의 3대 자치위원회의 구성원 중 한명이 단상에 서서 연설을 하는데, 경우마다 주제가 다릅니다.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연설을 하기도 하고, 시험기간에는 시험을 잘 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간단명료한 연설로 많은 학생들의 환호성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단상에 오르실 때에는, '이번 주에는 어떠어떠한 것을 잘 지키자'하고 당부하시기도 하시고, '무엇은 잘못했다.'고 훈계하시기도 하십니다. 역시 간단명료하게 연설을 끝내시는 선생님은 큰 박수를 받으시곤 합니다. 시상식은 여느 학교와 비슷하지만, 굳이 자랑을 하자면 상을 받는 학생들이 하도 많아서 끝날 때까지 서있으려니 다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할까요? 상을 받는 학생들에게 박수를 치고, 끝으로 교가를 제창하고 나면 애국 조회는 마무리 됩니다.

비록 바쁜 아침에 예복을 갖춰 입는다거나 오래 서있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긴 하지만, 애국 조회는 민사고에서만 찾을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애국 조회를 통해 민사고라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다 같이 모입니다. 그리고 민사고라는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일 것입니다. 황현정<민사고1년·대전문정중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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