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을 스치는 싱그러움… 저 숲이 내게 오라하네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민주지산 자연휴양림
가슴이 트이는 호젓한 숲속 산책로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운치 있는 통나무집. 때이른 더위가 원망스런 요즘 자연휴양림의 시원한 정경이 몹시 탐난다. 집 옆에 둘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휴양림은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면서 덤으로 친근한 자연의 손길로 피로도 깨끗히 풀어준다.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자연체험 학습 기회를 주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해보자. 대전 인근 충북 보은과 옥천, 영동의 대표적인 자연휴양림 3곳을 소개한다.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영동군 용화면 조동리에 자리한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은 민주지산 정상을 기준으로 물한계곡과는 반대편 지점이다. 전국 최초로 개발한 조동 산촌마을과 연계한 자연휴양림으로 사계절 숲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산행의 즐거움이 달라지는 등산로, 피톤치드 가득한 삼림욕장, 건강지압을 위한 맨발 숲길, 야간조명이 갖춰진 분수, 약 13km의 임도시설을 활용한 MTB 코스 등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맑게 해준다.

민주지산 정상(1242m)은 삼도봉에서 서북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능선을 따라 걸으면 닿을 수 있다. 천지사방으로 거칠 것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날이 맑으면 시야가 멀리 북으로는 추풍령, 남으로는 덕유산에까지 미친다고 한다. 출렁거리며 흘러가는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푸른 하늘에 맞닿아 수해(樹海)를 이룬다. 물한리 마을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선다. 민주지산은 봄 철쭉, 여름 계곡,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지만 겨울 산행이 백미로 꼽힌다. 삼도에 걸쳐 드넓게 펼쳐진 산야가 흰 눈에 덮이면 만개한 벚꽃처럼 황홀경을 빚어낸다. 물론, 겨울철 등반은 철저한 준비와 전문가의 인솔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늦가을과 초봄의 적설기에도 민주지산은 독을 품은 꽃처럼 아름답고 위험하다. 1998년 4월 초순 민주지산 정상 부근에서 천리행군 중이던 특전사 부대원 6명이 땀과 비에 젖은 몸으로 갑자기 몰아친 눈보라를 맞아 동사했다. 그날 산 아래는 봄이 한창이었지만 정상 부근엔 한 자가 넘는 눈이 쌓였다.

▲말티재 자연휴양림=보은군 외속면 장재리에 위치한 말티재 자연휴양림은 저수지와 짙은 숲이 잘 어울린다. 산이 깊지 않아 계곡 경관은 밋밋해 보이지만 능선부의 침엽수 조림지 내에서 삼림욕하기 좋고 산 정상부 등산로를 통해 속리산 주능선과 보은군 관내를 조망할 수 있다. 말티재 양옆의 숲은 태곳적 울창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숲은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등산, 산책 등 심신 수련과 휴양에 적합하다. 저수지가 지적이라 여름엔 더할 나위없이 시원함을 즐길 수 있다. 머루, 다래, 으름, 더덕, 도라지, 두릅 등 토속 식용식물과 오가피, 산초, 오미자, 구기자 등 약용식물을 인공조성해 전시했으며 꿩, 멧돼지, 고라니, 산토끼, 다람쥐, 청설모 등 야생동물도 서식하고 있다. 휴양림 내에 숲속의집이 16동이 마련되어 있으며 산책로와 속리산말티재 정상과 연결되도록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다. 이외에 물놀이장, 숲속교실, 취사장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숲 해설가 4명과 숲 생태 안내인 3명이 야생화단지, 식·약용식물원, 숲 해설 코스와 등산로를 따라 이용객들을 안내한다. 문장대, 고봉정사, 금화서원, 난국정, 모현암, 법주사 등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휴양림 내에는 매점이 없다. 부식 등 필요한 물건은 휴양림 외부에서 준비해 와야한다. 말티재 고개 입구에 있는 말티 휴게소가 휴양림에서 가장 가까운 매점이다.

▲장용산휴양림=옥천군 군서면 금천리의 장용산휴양림은 장용산 휴양림은 등산로와 통나무집, 체력단련장, 야외수영장, 넓은 주차장과 각종 편의시설 등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숙박시설은 4인 가족이 머무를 수 있는 11평형 통나무집 5동과 현대식 산막 5동 등 10동과 8인 기준의 15평형 산막 4동, 14인기준 20평형(2층) 숙박시설 2동, 20인 기준 30평과 40인 기준 40평의 대형산막이 있다. 장용산휴양림은 금천계곡 상류이자 장용산 정상의 서북쪽 깊은 계곡 속에 있다. 장용산은 산자락이 계곡으로 완만하게 형성돼 156㏊에 이르는 평지 같은 언덕을 형성됐고 그 지형에 따라 휴양시설을 들어서 자연미가 돋보인다. 장용산(해발 655m)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답기로 소문난 산으로 소나무, 단풍나무, 활엽수가 자생하고 있으며 가을단풍이 아름다운 산이다. 이곳 등산코스는 좁은 문을 통과해 신라 진흥왕 13년에 의신조사가 이곳의 산세를 보고 감탄하여 사찰을 창건했다는 유래가 있는 용암사까지 이어져 있어 등산길에 옥천의 전통 불교문화유산을 찾아 볼 수 있다. 녹음이 짚은 숲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라는 방향성물질은 나무가 자라는 과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로 살균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많이 발산된다. <송영훈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말티재 자연휴양림
말티재 자연휴양림
장용산 자연휴양림
장용산 자연휴양림

송영훈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