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 자연의 소리 들리는가 세속에 ‘찌든 때’ 모두 벗자

반야산 관촉사
반야산 관촉사
논산의 산은 한반도 13정맥 가운데 하나인 금남정맥이 연산면 등 4개 면에 뻗어 내리며 백제말 황산벌 전투 등 굵직한 논산의 역사를 담고 있다.

외곽의 계룡산과 대둔산이 예부터 지역민들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고 있고 도심 인근에 위치한 노성산과 반야산 등이 논산시민들이 쉴 곳을 찾아 발길을 옮기면 언제든지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그동안 이들 산은 개발 논리에 빗겨나 있어 생태적인 요소를 잘 간직하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훼손이 가속화 되고 있다. 논산의 산에 대한 생태, 역사, 문화적인 가치를 올바로 인식하고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보전에 힘을 기울여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대둔산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은 충남의 논산, 금산, 전북의 완주 등 3개 시군에 속해 있지만 면적으로 보면 논산에 가장 넓게 분포하고 있다.

금남정맥의 주봉인 대둔산의 절경은 군지계곡에서 올려다 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대자연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수락폭포와 선녀폭포는 온 몸에 전율이 일 정도로 아름답다.

대둔산 수락리는 충남도립공원으로 오래전에 지정됐지만 아직은 개발이 안돼 태초의 수줍음을 안은 대자연의 숨소리가 그대로 남아 있어 사계절내내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봄에는 파스텔 같은 색조에 따라 산새 소리가 계곡을 울리고 한여름에는 한기를 느낄 정도의 찬바람이 일어 피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다가 가을에서 겨울까지는 등산객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그리 높다거나 그리 깊은 골짜기라고 할 수 없는 산세지만 흐르는 물이 맑고 지나는 바람도 맑아 수많은 반딧불이가 서식해 여름마다 소박한 반딧불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노성산(노성산성)

논산은 산이 많지 않으면서도 산성이 많은 곳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논산이 풍요로운 고장이라서 예부터 이 땅을 차지하려는 싸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방어와 공격의 수단으로 산성을 쌓아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노성산성이다. 노성산성은 산 정상부분을 돌로 둘러쌓아 만든 테뫼식 산성이다. 산 지형을 자연스럽게 이용하여 거의 완벽하게 쌓았고 동쪽면, 북쪽면, 서쪽면은 돌을 네모 모양으로 다듬어 쌓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의하면 성 둘레는 590m, 높이 2.4m이다. 가장 높은 산봉우리에는 장수의 지휘대로 보이는 터(장대지)가 있으며 동쪽벽으로 조금 내려오면 봉화를 올리던 봉수대로 보이는 곳이 있다. 성 안에는 4개의 우물이 있는데 지금도 사용하고 있고 토기, 기와 같은 여러 유물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다.

연산에 있는 황산성과 함께 백제와 신라가 서로 마주했던 마지막 방어지에 해당하는 산성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사용한 주요 방어지역이었던 곳이다.

노성산 북쪽으로 뻗은 능선에는 산성 동문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풀숲에 가려 흔적도 찾을 길이 없다. 여기서 성돌을 밟고 동쪽이나 서쪽으로 노성산성을 한 바퀴 돌아 내려갈 수 있다. 지금은 숲에 둘러 싸여 조용하지만 옛날에는 신라와 백제의 치열한 전투소리로 메아리 쳤을 것이다.

노성산에 가면 노성산성만 보고 만족해서는 안된다. 노성산 아래에는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는데 논산명재고택과 종학당이 그곳이다.

조선중기 유학자 명재 윤증선생께서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쓰던 곳으로 높다랗게 꾸며진 사랑에 앉아 멀리 펼쳐지는 주변경관을 바라보면 하룻밤 이곳에서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진다.

▲반야산 관촉사(은진미륵)

논산을 찾으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반야산이다. 하루 평균 800여명의 시민들이 이 산에 올라 심신을 다스리고 있다.

리기다 소나무 일색인 이 산을 잣나무 등으로 수종을 경신, 자연의 옷차림으로 변신시켜 아름다움을 더욱 뽐내고 있다.

들판에 젖무덤 같이 소담하게 부푼 반야산 기슭에는 천년고찰 논산 제1경 관촉사가 자리잡고 있다.

관촉사에 이르는 관촉로 주변으로 벚꽃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매년 4월쯤 꽃이 만개할 때면 벚꽃터널을 이루는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 가족이나 연인들의 산책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관촉사에 가면 저렇게 낮고 조그만 산에 무슨 절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지만 경내에 들어서는 순간 너른 마당에 서있는 거대한 미륵불의 인자한 미소를 보고 놀라고 만다.

보물 제 218호 석조미륵보살입상은 은진미륵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으며 높이가 18m로 석조불상으로는 동양 최대라고 한다.

은진미륵은 중생들의 갖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논산=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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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산 벚꽃길
노성산 벚꽃길
대둔산 봉우리
대둔산 봉우리

이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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