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 침대, 교실 멘토 등 다양

사교육 없이도 학생 수 대비 전국 최고 수준의 명문대 진학률을 보이는 한일고의 숨은 비결은 기숙사 생활 속 활발한 멘토링(일대일 상담·조언)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팔도의 영재를 교육한다는 건학 이념에 따라 아직도 1학년은 8인 1실 전통을 고수하는 가운데 선·후배 간 돈독한 인간관계를 쌓으면서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멘토링은 침대·호실·교실 멘토 등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이뤄진다. 선배 멘토는 후배 멘티들에게 기숙사 생활과 학습에 대한 불안 및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내신관리 요령과 대학별 입시전략까지 알짜정보를 제공한다.

신입생들은 기숙사 호실과 침대를 배정받음과 동시에 자동으로 침대와 호실 멘토를 얻게 된다. 먼저 앞서 같은 침대를 썼던 선배들이 침대 멘토가 된다. 침대 멘토는 8명이 하나의 그룹을 이루는 호실 단위 멘토와 달리 일대일 상담·조언을 받을 수 있어 더 유용하다. 침대 멘토의 역할은 거의 부모님 뒷바라지 수준이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귀띔이다.

호실 멘토는 현제관(기숙사)의 날 행사가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고 그때마다 학년별 호실 모임이 이뤄져 활동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매년 4월 개최하는 호실 체육대회다. 학년별로 같은 호실 선·후배가 모여 미니축구와 배구, 릴레이 경기 등을 즐기면서 끈끈한 동료의식을 쌓게 된다.

그리고 이는 동료 멘토를 활용한 토론교수학습법(Debate-Tutoring)을 통해 사교육 없는 학력신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즉 동료 간 연대감을 바탕으로 특정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멘토가 돼 반 친구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멘토들은 남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게 돼 시간 등을 손해 본다는 생각 없이 멘토 활동에 임한다.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윈-윈 전략인 셈.

김종모 교장은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데다 심화교육과정이 빠르게 진행돼 신입생들이 처음엔 당황하지만 멘토링을 통해 안정을 찾고 결국 학원이나 과외선생님 없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게 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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