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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세월 말도없이 대전을 지켰구나

2008-03-13 기사
편집 2008-03-12 06:00:00

 

대전일보 > 문화 >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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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둘레산길에서 만난 문화재①

첨부사진1보문산성 남벽

완연한 봄날씨에 겨울잠에 빠져있던 대전 지역 곳곳의 산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계족산, 보문산, 계룡산 등 대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들은 서로 ‘길’ 이라는 연결고리를 갖고 등산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맑은 공기를 들여마시며 대전 지역 둘레산을 등산을 하다보면 국보나 보물급이 아니더라도 잔잔한 울림을 주는 문화재가 곳곳에 위치해 소소한 기쁨을 준다. 지쳐있던 심신이 오랜 세월을 견뎌낸 문화재를 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따뜻한 햇살, 적당히 부는 산들바람과 함께 대전 둘레 산을 돌며 문화재를 보는 건 어떨까. 대전 지역 둘레산 총 12구간을 문화재가 위치해있는 장소로 묶고 다시 4구간으로 나눠 소개한다.



1. 제 1구간(보문산 시루봉에서 금동고개)

동구 보문산 시루봉에서 금동고개까지는 총 8.51㎞. 전문 등산객이 아니더라도 도전해 볼 만한 거리다. 등산로가 탄탄하게 다져있고 개인이나 산악회에서 매단 리본이 1구간의 위치를 알려주기에 산행이 비교적 쉽다. 이 구간은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것을 첫번째로 꼽는다. 보문산에는 백제시대 산성으로 시기념물 제 10호인 보문산성이 자리잡고 있다. 둘레가 300여m밖에 되지 않은 작은 산성이지만 백제 멸망 후 부흥운동이 치열하게 펼쳐졌던 곳으로 여러 산성과 연락을 취하던 주요시설이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산성 발굴 당시 동쪽 성벽 아래에서 청동기시대의 문화층과 민무늬토기 파편과 덧띠토기 파편이 발견됐다. 당시 학자들은 청동기 시대 유물이 해발 400m가 넘는 산 정상에서 나온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암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도 등산객을 반긴다. 시 유형문화재 제 19호로 지정돼있는 좌상은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의 것으로 추정되며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다. 가늘게 내려 뜬 눈, 불안전한 자세는 평소 보기 힘든 불상의 모습이다. 석교동 복전암에서 보문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1km쯤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이 구간에는 고고한 선비의 기품과 지극한 효성이 담겨 있는 건축물도 있다. 시 유형문화재 제 6호인 유회당은 조선후기의 명현(名賢)인 권이진 선생(1688-1734)이 지은 부모를 향한 효성을 간직한다는 뜻을 지닌 별당이고, 삼근정사는 그가 부모의 묘를 지키기 위해 지은 묘막이다.

권이진 선생이 후학을 교육하기 세운 건물인 여경암, 거업재, 산산당도 눈길을 끈다. 유회당에서 뒷산으로 길을 따라 올라가 산 건너편에 이르면 울창한 대나무 숲을 뒤로한 여경암이 보인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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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보문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