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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독서량 민사고 입학의 비결이죠-태안 원이중 출신 김성준군

2008-03-07기사 편집 2008-03-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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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나는 시절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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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는 것은 혼자 하는 거야. 뭔 과외를 그렇게 많이 시키려고 안달이야. 애 좀 숨 좀 쉬게 해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 하지도 마. 요즘 세상이 어떤 줄 알아?.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은 지났다고.”

중, 고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 부부가 흔히 다투는 내용이다. 남편은 아이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놔두라는 입장이고, 아내는 요즘은 부모가 아이들을 만들어 가는 시대라며 팽팽히 맞선다.

진짜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은 지난 것일까. 정말로 사교육으로 떡칠을 해야만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일까. 시골에서 공부해서는 절대로 좋은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할 수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개천에서 용이 나더라.

중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등학교는 민족사관고다. 올해 민족사관고 합격생 154명 중에 충청권 합격자는 대전 3명, 충남 3명, 충북 2명등 7명이다.

그 중에 사교육의 변방이나 다름 없는 충남 태안에서 사상 처음으로 합격생이 나왔다. 3학년 학생이라봐야 고작 26명밖에 되지 않는 시골학교인 원이중학교 출신인 김성준군(16)이다.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으로 ‘수재가 된’ 대도시 학생들도 바늘구멍만큼이나 들어가기 어렵다는 민사고를 시골 ‘촌놈’이 들어갈 수 있었던 비결을 알고자 지난달 중순 성준이를 만났다. 성준이는 예비 고등학생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했다. 182cm의 큰 키에 시커먼 콧수염이 수북했다. 얼굴에는 군데군데 여드름 자국이 있었다.

“1학년때부터 톱을 놓치지 않았지?”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준이의 대답은 의외였다. “아뇨. 1등은 못해봤는데요. 지필고사는 항상 1등였지만 수행평가 점수가 별로 나오지 않아서...”

시골 학교에서 전교 1등도 하지 못한 범재(?)가 어떻게 민사고에 합격했을까. 그 비결을 찾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집 거실을 가득 메운 책 속에 시골촌놈의 민사고 합격기를 읽을 수 있었다. 웬만한 대학생들조차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책들이 책장을 채우고 있었다.

“이거 네가 다 읽은 책들이야?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해하는 게 중요한데 다 이해를 했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몇 번이고 물었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될 수도 있나요? 전 다 알겠던데...”

성준이는 책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공부하는 아이였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유일한 놀잇감이 책이었다. 남들 다 다니는 유치원도 가지 않았다. 창작동화, 만화, 위인전부터 세계적인 석학들의 에세이나 국제정세론 서적까지 책이라고 하는 것은 가리지 않았다.

성준이의 책읽기는 단순히 독서량 늘리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종의 퍼즐 맞추기 게임을 하듯 책을 읽어 나간다.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어 완전히 이해하고 난 뒤 연관서적을 읽는 단계별 독서법을 통해 지식의 높이를 쌓아 나갔다.

성준이의 또다른 독특한 독서법은 신문읽기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매일 아침 일간지를 읽었다. 일반적으로 논술공부를 하기 위해서 신문을 어쩔 수 없이 읽는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성준이는 “신문이 너무 재미있어서”라고 말한다. 신문을 읽다가 지각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책과 신문읽기로 다져진 성준이의 실력은 중학교 2학년때 처음 응시한 한국어능력인증시험에서 빛을 발했다. 1개월간의 짧은 공부에도 불구하고 민사고 입시에 필요한 3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민사고에서 주최하는 우리말 토론대회에 참가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은상을 수상했다. “국어를 잘 하면 영어도 잘 하는 것 같아요. 영어도 혼자 공부했어요.” 성준이는 3학년 초에 치른 TEPS(영어능력검증시험)에서도 단 한 번만에 863점을 받아 민사고 합격의 영광을 안게 됐다.

“과외경험이 없는 시골학생들도 얼마든지 민사고에 들어갈 수 있다. 꿈을 꾸는 자에게 성공이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다”. <태안=한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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