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民軍겸용 탈바꿈 국제공항으로… 나노팹 유치·서대전공원 보전

올해로 창간 58돌을 맞는 대전일보가 어느덧 신문 지령으로는 1만8000호를 코앞에 두게 됐다. 해마다 310여 일을 쉬지 않고 신문을 발행, 지령 1만8000호라는 금자탑(金字塔)을 쌓아 올리게 된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서울과 지방을 통틀어 몇 안 되는 신문만이 올린 대기록이다. 매일매일 새 소식을 담고 사무실마다, 가정마다 배달되는 신문은 옛날 사관(史官)들이 기록한 사초(史草)에 비견되지만 단순히 새소식만 담는 것은 아니다. 대전일보는 대전과 충청권의 현안, 당면과제 해결에 누구보다도 앞장서 왔다. 대전일보 지면에 담긴 그 발자취를 되짚어 본다.

대전일보가 지역개발을 본격적으로 선도해 나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당시 대전일보는 서울지역에서 발간되는 신문들과 견줄 만큼 발행지면 수가 동등해질 정도로 면모를 갖추면서 다양한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정부의 연이은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전국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던 것과도 맞물려, 대전일보는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지역개발 전략 및 방향을 지면을 통해 선도하기 시작했다.

1970년 1월 1일자 신년호에 ‘大田-大邱間 잇고 호남선이 완공되면 지역간 소득차 해소’라는 타이틀의 시리즈를 게재하기 시작한 대전일보는 연이어 ‘대전공업단지 조성’, ‘3江유역 개발’ 등의 시리즈 기사를 지면에 잇달아 게재했다. 요즘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시리즈 기사이지만 당시로선 새롭고 신선한 포맷의 기사를 선보이면서 주민들의 개발욕구 및 의지를 고양시켰다. 70년대에는 이밖에도 ‘호남선 複線化(복선화)’, ‘안면도 連陸橋(연육교)’ 등의 대형기사를 연재해 이들 사업을 담당하는 당국의 신속한 사업추진을 압박하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대전일보는 지역개발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더욱 강조, 두드러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대전 도심을 반분(半分)하는 경부선 철도 때문에 도심 교통량이 동맥경화 현상을 나타내자 외곽으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고 경부고속도로 대전 나들목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동구 홍도동에 홍도육교 건립 필요성을 지면에 부각시켰다. 이런 대전일보의 보도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현장방문을 이끌어냈고, 1984년 6월 총연장 660m, 도로폭 25m의 홍도육교가 준공되는 성과를 냈다.

대전일보는 또 80년대 후반부터 당시 공군의 군사용 공항으로만 이용되던 청주공항을 중부권 주민 편의를 위한 민군 겸용 공항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해 1992년 3월 역사적인 기공식을 갖는데 적지않은 기여를 했다. 청주공항은 이후 751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면서 2만㎡의 여객터미널, 3만㎡의 계류장, 2만㎡의 주차장 등을 갖춘 중부권 최대 국제공항으로 1996년 12월 거듭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 이 시기 대전 지하철 건설, 대전 남부권에서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잇는 남부순환 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대전역사 지하를 뚫는 동서관통도로 등의 필요성을 선두에 서서 줄기차게 제기해 기어이 관철된 것도 대전일보의 역량에서 비롯됐다.

지역사업에 있어서도 대전일보가 뒷짐만 지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대전에서 동물들을 보고 싶어요”라는 한 초등학교 여학생의 편지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수년간 지면에 대형기사로 기획해 대전 중구 안영동에 대전동물원이 탄생한 것도 순전히 대전일보의 힘 때문이었다. 당시 자녀들을 데리고 동물원으로 가려면 대전권 주민들은 전북 전주 동물원이나 경기도 과천 등지까지 멀리 나가야 하는 처지였다.

지역의 유명 기업인이 기부한 서대전 시민광장이 파헤쳐져 대형빌딩들이 즐비하게 세워질 뻔한 것을 가로막고 나서 시민들을 위한 명실상부한 시민공원으로, 쉼터로 지켜낸 것도 대전일보 기자들의 줄기찬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지역경제 발전, 지역산업 첨단화를 위한 대전일보만의 노력이 연이어 결실을 맺었다. 2002년 초 과학기술부는 국가적인 나노산업 육성을 위해 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국가 나노종합팹센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놓고 대전·충남과 경기도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과기부는 이 센터를 소규모로 분할, 대전과 경기도에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대전일보는 이 같은 과기부 검토안을 간파, 그 부당성을 집요하게 비판함으로써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단독 유치하는 개가를 올렸다. 당시 나노팹센터 사업에 대해 집중보도한 대전지역 언론은 대전일보뿐이었다. 다른 지역언론사는 모두 외면하는 상황에서 정부에 맞서 당당하게 보도, “역시 지역을 위한 신문은 대전일보뿐”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같은해 중소기업청 본청이 대전에 있다는 이유로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이 없어 지역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을 끈질기게 집중보도, 행정자치부의 반대를 꺾고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사무소를 재창설하게 한 것도 대전일보였다.

이밖에 태안 신두리 사구 보전, 행정도시 유치 기여 등 대전일보의 지면이 빛낸 성과는 숱하다. 신춘문예, 국제사진대전, 3·1역전 경주대회, 대전 3대 하천 마라톤 대회 등 지역문화 창달과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대전일보는 임직원들이 일치단결해 지역발전에 가장 앞서는 신문으로의 위치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송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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