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내달 25일까지 ‘무자년 쥐띠해! 특별전’

12간지의 첫 동물인 쥐는 예로부터 부지런히 먹이를 모으는 습성탓에 재물을 상징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무자년 쥐띠해! 특별전’을 다음달 2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쥐가 갖고있는 문화적 상징을 담아 ‘십간십이지와 쥐’, ‘쥐와 상징’, ‘생활 속의 쥐’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열린다. 통일 신라시대의 유물인 납석제십이지상부터 1970년대 문화를 상징하는 쥐덫까지 쥐와 연관된 문화코드를 살펴보는 시간이다. 전시물 속에 담겨 있는 쥐의 의미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십간십이지와 쥐’라는 주제의 전시는 십간십이지가 시간과 방위를 표기하는 방식이었던 만큼 해시계 등 전통적인 시간과 방위를 측정하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띠동물 전시회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약사불회상도’(藥師佛會上圖, 설법하는 약사불탱)를 볼 수 있다.

‘쥐와 상징’이라는 주제의 유물은 쥐가 갖는 생태적, 생물적 특징에서 비롯된 여러가지 상징을 보여준다. 조선후기 문집인 ’청휴재집’에서 쥐를 백성들의 재산을 앗아가는 탐관오리에 비유하고 있다. 또 납석으로 만든 통일신라 쥐 조각상, 잡귀를 막기 위해 사찰에 걸어 놓았던 19세기 쥐 불화,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젊었을 땐 어렵게 살지만 중년 이후에는 평탄하게 산다’고 적혀 있는 20세기 초 문헌 ‘당사주(唐四柱)’ 등이 전시된다.

‘생활속의 쥐’의 전시물은 웃음을 자아낸다.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쥐 대신 창고의 쌀을 축내는 존재로서의 쥐의 실제 모습을 그렸다. 조선후기의 그림인 ‘무를 갉아먹고 있는 쥐’,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가진 쥐덫 등을 통해 우리 생활 속 쥐의 모습을 살핀다. 머나 먼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쥐는 퇴치의 대상이다. 1960-70년대는 쥐잡기를 적극 권장하는 포스터를 자주 볼 수 있었고, 쥐덫의 형태와 기능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기도 했다. 전시는 상징과 실제의 모습이 판이하게 다른 ‘쥐’의 색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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