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전ㆍ충청 문화재계 빛과 어둠

2007년 대전·충청지역 문화재계는 중요 매장 문화재가 잇따라 발굴되면서 가장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록됐다.

지난 5월, 충남 태안에서 통발에 주꾸미와 함께 건져 올리온 청자대접을 시작으로 2만여점의 고려청자 발굴과 운반선의 실체를 확인한 것은 상반기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어 운송 내역이 적힌 화물표인 목간, 두꺼비 모양의 벼루 등 국보급 유물들이 속속 발견돼 놀라움을 전해줬다.

하반기에도 역사에 기록될만한 발굴은 계속됐다. 백제금동대향로에 버금가는 발굴로 평가받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유물들 그리고 최근 한성백제시대의 집단 지하고분군까지 부여와 공주가 한번씩 돌아가면서 대형 발굴 화제를 제공했다. 대형 발굴 기록은 백제사 관련 자료부족에 허덕이던 학계에도 기대와 희망을 부풀게 했다. 어느 학자는 관련 논문이 10편 이상 나올거라며 놀라워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제 8차 왕흥사터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백제 위덕왕이 죽은 아들을 위해 세운 왕흥사 목탑터에서 황금사리병, 명문이 새겨진 사리구등이 출토, 1400년만에 빛을 봤다. 특히 3중으로 만들어진 사리장엄구 중 청동사리함 겉면에는 백제 창왕이 죽은 왕자를 위해 탑을 세운다는 내용의 명문(銘文)이 확인되기도 했다.

행정도시 첫마을인 공주 연기군 송원리에서는 한성백제시대의 거대한 지하고분군이 발굴됐다. 지하 궁전을 연상시키는 무덤은 역대 가장 큰 크기의 횡혈식석실분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전지역 문화재 전시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선사박물관(3월 29일)과 문화재청 산하의 천연기념물센터(4월 20일)도 한달 간격을 두고 개관, 시민들에게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재를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12월 11일)는 충북 충주에 둥지를 틀었다.

다른 한편으로 수모도 겪기도 했다. 충청지역 한 문화재조사기관이 발굴예산을 부풀려 빼돌린 혐의로 실형선고를 받았다. 2002년부터 4년동안 64곳의 공사현장 문화재를 발굴 조사하면서 연구원들의 조사 참여기간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29억이 넘는돈을 더 받아 챙겨 결국 책임자가 구속기소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앞으로 발굴조사기관이나 종사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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