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테마 특별전

박물관의 상설 전시 유물 대부분은 언제든지 볼수 있으나 특별전은 그렇지가 않다. 일정기간 전시를 한후 수장고에 들어간후 다시 전시되기까지는 아주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테마를 갖고 기획한 전시는 더욱 그렇다.

특별전을 관람하는 의미나 묘미가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이 의미있는 두개의 테마 특별전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는 옛 선비들의 멋스러움이 담긴 ‘시전지전’이고, 다른 하나는 신안 해저유물 중 용을 주제로한 ‘용천청자전’이다.

‘옛 편지에 담긴 멋스러움, 시전지’라는 주제로 열리는 시전지전은 역사관 문서실에서 6월 10일까지 계속된다.

시전지란 시를 쓰기 위해 만든 무늬가 있는 종이를 지칭했으나, 실제로는 편지를 쓸 때에 가장 많이 사용 됐다. 시전지에는 선비들의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대나무,매화 등 사군자의 무늬가 많이 들어가고, 연꽃·새·병에 담긴 꽃 등을 새긴 것도 있다. 이런 무늬 이외 길상이나 편지를 의미하는 문구를 함께 넣기도 했다.

시전지전은 이메일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시전지를 통해서 옛 선비들의 은은한 정취와 품위를 느끼는 의미있는 전시로 평가된다.

전시 유물은 조선후기에 제작된 연꽃무늬가 새겨진 시전지판과 실제 연꽃무늬가 있는 시전지, 그리고 매화와 대나무가 각각 있는 시전지에 옛 편지글 적혀 있는 편지 등 다양하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시전지는 주로 17세기에 사용된 것이며, 옛 편지 첩에 수록되어 있는 것들이다.

용천청자전은 아시아관 신안해저문화재실에서 5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용천청자는 고대 청동기를 연상케 하는 근엄한 자태와 ‘옥 같고 얼음 같은’ 유색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고려청자보다 유약을 두텁게 바르며, 도자기 표면이 불투명하고, 문양이 없고 녹색이 진한게 특징이다. 유약을 얇고 투명하게 발라 도자기에 새긴 문양이 비쳐 보이는 고려청자와 어렵지 않게 구분된다. 청자를 영어로 셀라돈(celadon)이라 부르는 것도 바로 이 용천청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용천청자 생산지는 중국 저장 성(浙江省) 서남부 룽취안(龍泉) 일대이며 북송부터 남송을 거쳐 원·명·청에 이르기까지 제작 했다. 원대에 들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해외 각지로 대량 수출되었는데 신안해저에서 발견된 용천청자도 그 일부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테마 전에는 신안해저에서 출토된 용천청자 42점이 선보인다. 전시되는 용천청자는 최고 전성기인 남송과 원대에 제작된 수준높은 도자기로 독특한 기형, 그리고 옥같이 아름다운 유색이 백미이다.

신안해저문화재는 전남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중국 원대 무역선에서 건진 도자기, 금속기, 동전 등 총 3만 여 점 유물로 이 중 용천청자는 출토 도자기 중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변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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