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사과는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손맛이 들어가야 합니다. 빻고 찌고 버무리고 튀기려면 수십 번 손이 갑니다. 워낙 제조비법이 까다로워 익히기가 쉽지않죠”

타고난 손맛과 정성, 노력으로 궁중음식 전문가로 우뚝 선 이병옥 여사는 윤씨 집안으로 시집온 1969년부터 시어머니로부터 빙사과 만드는 법을 배웠다.

워낙 친정도 음식에 관해 조예가 깊은 집안이었다.

입맛이 까다로운 그의 집안 어른들은 사돈댁이 차려내온 정갈한 점심상에 반해 이 여사를 윤씨 집안 며느리로 시집보냈다고 한다. 그런 집안에서 자란 그가 음식 가풍이 엄한 집안으로 시집와 시조모, 시어머니로부터 또다시 엄한 가르침을 받았으니, 그 음식솜씨야 오죽하랴.

“손님이 오시면 떡을 쳐서 내놓고 일년내내 젓갈과 단술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때 시댁 집안의 으뜸 먹거리는 빙사과였지요.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로도 보내곤 했어요”

이렇게 집안 음식으로 이어져 내려오다가 입소문을 타면서 빙사과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맛난 음식은 나누는 것’이라는 시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에 돈을 받고 팔아야할지가 무척 고민됐다고 한다.

빙사과를 한번 맛본 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빙사과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수년전 아셈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집에서만 만들어오다가 4년 전에야 천안 신부동에 ‘예전’이라는 혼례음식, 전통한과 전문점을 열었다.

주문이 밀려 바쁜 와중에도 빙사과와 전통한과의 제조비법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 여사의 손맛은 며느리 이민영씨(34)에게 전수중이다.

빙사과 만큼은 ‘자신이 만든 것보다 더 낫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며느리가 대물림을 하겠다고 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잊혀져가는 전통한과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조그만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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