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장으로 택한 곳은 바닷가 모래사장이었다.”

오천항에서 차로 10여분 거리(2㎞)인 갈매못 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안 주교, 오매트르 신부, 위앵 민 신부, 황석두 루가, 장주기 회장 등 다섯 명과 500여명의 이름 모를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다.

오천면 영보리 바닷가에 있는 성지는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개발된 성지로 이곳에 바라보는 일몰은 형장에 와 있는 듯한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성지의 엄숙함과는 달리 가는 길이 아름답기만 하다. 해안을 끼고 이어지는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크고 작은 고깃배도 떠있고, 잔잔한 천수만이 호수처럼 파랗게 깔려있다.

갈매못 성지는 1925년부터 성지로 관리되기 시작했고, 1975년 순교비가 세워졌다.

그동안 순례자들을 위한 기도의 공간이 없어 불편을 겪었으나 1999년 아담한 성당과 사제관, 수녀원, 강당이 완공됐으며 현재 다음달 준공을 목표로 성당을 건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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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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