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현대, 적지서 대전삼성 3-0 완파… 2승1패

‘긴장한 탓에 힘이 잔뜩 들어간 삼성의 무차별 범실속에 수비를 강화한 현대가 먼저 웃었다.’

천안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T&G 2005-2006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특유의 한뼘높은 블로킹과 한층 강화된 거미줄 수비로 숙명의 라이벌 대전삼성화재 블루팡스를 세트스코어 3-0(25-23, 25-20, 25-17)으로 잠재우고 통합챔프 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겨놓았다.

천안현대캐피탈은 팀내 최고인 21득점을 올린 효자 장신용병 숀 루니의 공격력과 고비때마다 터져나온 이선규, 윤봉우의 거미손 가로막기를 앞세워 무려 23개의 범실로 스스로 무너진 대전삼성화재를 무릎 꿇렸다.

천안현대는 최대고비였던 1세트에서 기선을 제압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23-19로 앞서던 천안현대는 용병 프리디의 연속 공격과 신진식의 서브에이스로 23-23 동점을 허락하며 1차전 뒤집기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천안현대에는 이선규, 윤봉우 두 장대블로커가 버티고 있었다. 이선규는 세터 권영민이 올려준 공을 삼성코트에 빠르게 꽂아넣으며 기선을 잡았고, 이어 윤봉우가 프리디의 오픈공격을 가로막으며 경기흐름의 물꼬를 급속히 현대쪽으로 끌어왔다.

천안현대는 이후 신진식(11득점)과 프리디(10득점)를 앞세운 삼성의 공격루트에 일찌감치 3명의 블로커가 자리를 잡으며 지난 2차전부터 단 1세트도 내주지 않는 업그레이드된 수비를 선보였다.

반면 홈경기 승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대전삼성은 프리디가 1,2세트 중요한 추격상황에서 잇따라 공격포인트를 올리고도 곧이어 서브를 실패하며 팀의 상승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등 잦은 범실로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또 1차 공격 실패 뒤 눈에 뻔히 보이는 2차 공격루트를 고집해 현대 장대 블로커들을 불러들였고, 믿었던 석진욱 카드(3득점)마저 불발로 그쳐 다음달 1일 홈에서 갖는 4차전에 배수의 진을 쳐야만 하는 위기에 몰렸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4차전은 무적함대를 이끌어온 김세진-신진식의 사실상의 고별무대가 될 수도 있다”며 “두 선수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팀의 공격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林柾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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