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향미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주향미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잠잘 때 옆에 있는 사람이 부비동염에 걸린 불독 같은 소리를 내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아 부릉부릉 거리는 엔진소리를 낸다면 아무리 매트리스가 편하고 방 안의 온도가 쾌적해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라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코를 고는 사람들 대부분은 남성들로, 여성들에 비해 최소 두 배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리의 강도 역시 훨씬 크고 강해 여성들은 견디기 힘든 나머지 코를 고는 남성들을 찌르고 발로 차며 쥐어박기도 한다. 물론 여성도 코를 곤다. 폐경기 이후에는 기도의 근육운동을 안정시키는 호르몬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이것이 단순히 성가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 코를 고는 사람들은 아침에 두통을 호소하거나 낮 시간 동안 피로를 느끼고, 그 배우자는 졸음과 과민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한 코를 고는 사람들은 당뇨나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어쩌면 코를 고는 이유가 심각한 질병 때문인 경우도 있다.

국립수면협회에 따르면 코골이는 수면장애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물론 가끔 코를 고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다. 가벼운 비충혈이나 감기 또는 알레르기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밤에 코를 곤다면 그것은 걱정을 해야 하는 일이 된다.

자면서 숨을 들이마시면 공기는 편도, 아테노이드, 목젖을 지나며 소리를 낸다. 이중 어느 한 곳이 막히기라도 하면 공기의 흐름이 방해받아 목이 마르고 기도조직이 진동하면서 코 고는 소리를 유발하게 된다.

코골이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과체중이다. 입, 편도, 목 등에 더 많은 조직이 붙어 기도를 막기 때문이다. 실제 코를 고는 사람들 중 절반은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코골이와 달리 심한 코골이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한 번에 몇 초에서 몇 분간 숨을 멈추는 것으로, 숨을 들이마실 땐 마치 숨이 막히거나 헐떡거리는 느낌의 소리를 내면서 하룻밤에 30-300번 고요-질식-코골이 순환을 반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장기적으로 과민과 우울, 성기능장애, 기억력 감퇴, 신체 통증 증가 등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호흡증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은 물론 고혈압과 심장질환 등도 무호흡증과 관련돼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코골이를 유발하는 다른 원인으로는 만성 혹은 계절적인 알레르기, 기침 감기 혹은 부비동염, 삐뚤어진 코의 격벽, 커지거나 부어오른 편도,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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