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

김준범 대전 웰본정형외과 대표원장
김준범 대전 웰본정형외과 대표원장
입동이 지나고 첫눈이 왔다. 이제 겨울이다.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두려워지기 마련이다. 날씨에 따라 혈관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경우 합병증에 의한 고생이 심할 것이다.

가장 두려운 당뇨 합병증으로 `당뇨발`이라 불리는 족부 질환이 꼽힌다. 당뇨발이란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의 발(족부)에 전체적인 문제(궤양 등)가 생긴 경우를 일컫는다. 신경과 혈관이 망가져 발에 작고 가벼운 손상이 발생해도 잘 낫지 않고 쉽게 악화되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요하게 된다. 특히 겨울철엔 혈관상태가 좋지 않아 더욱 신경써야 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 당뇨발도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지만, 이미 발생했을 경우 조기 치료가 이행돼야 한다. 당뇨병 환자와 보호자는 평소 발 관리법을 숙지해 병을 예방하고, 발에 물집이나 굳은 살 등 작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소홀히 생각지 말고 조기에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당뇨로 인한 궤양과 이로 인한 절단은 예방을 통해 50%까지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을 위해선 몇 가지 원칙들을 숙지하고 습관화해야 한다.

당뇨발 예방을 위해 맨발로 다니지 않고 조임이 없는 두툼한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발에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찜질방이나 사우나 같은 곳에선 나도 모르게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출입을 삼간다. 발에 침을 맞고 뜸을 뜨는 것도 감염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신발을 신기 전에 신발 안에 이물질이 들어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조이지 않는 넉넉한 신발을 선택하며, 국소적인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샌들이나 조리 같은 신발은 피한다.

발에 새로운 상처나 물집 같은 것은 없는지 매일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때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본인의 눈으로 직접 확인이 어려울 경우 보호자가 도와줘야 한다.

발이 건조해지고 갈라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도 당뇨발 예방법 중 하나다. 겨울철엔 더 쉽게 건조해지고 갈라지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다만 발가락 사이는 많이 바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발톱은 일자로 조금 길게 깎되 본인이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굳은 살이나 물집 같은 것이 있으면 직접 손대지 말고 병원을 방문한다.

이 같은 발 관리법은 일상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당뇨관리다. 매일 확인하는 혈당수치도 중요하지만, 3개월에 한번씩 검사하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혈관 상태도 정기적으로 검사해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

당뇨발에 대한 예방·관리 수칙만 잘 준수한다면, 이번 겨울도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김준범 대전 웰본정형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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