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고분군의 명칭 변경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주 송산리고분군의 명칭이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변경, 오는 17일 관보에 고시될 예정이다. 사진=공주시 제공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주 송산리고분군의 명칭이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변경, 오는 17일 관보에 고시될 예정이다. 사진=공주시 제공
[공주·부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부여군 능산리 고분군의 명칭이 각각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부여왕릉원`으로 변경된다.

문화재청과 공주시, 부여군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사적) 명칭을 변경한다는 안건이 지난 8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가결됐다고 밝혔다.

무덤을 지칭하는 명칭은 유적의 형태와 성격에 따라 분, 능, 총, 묘 등으로 불리고 있는데, 현재 공주 송산리고분군의 명칭은 유적이 위치하는 지명과 옛 무덤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인 고분(古墳)을 결합해 사용된 것이다.

이는 무령왕릉을 비롯해 백제 왕실의 무덤으로 알려진 송산리고분군의 성격과 위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백제 웅진도읍기(475~538년) 조성된 고분인 `공주 송산리고분군`은 일찍부터 백제 왕릉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왔고, 일제 강점기 조사를 통해 왕실의 무덤임을 확인, 1963년 1월 사적으로 지정됐다.

특히 1971년 무령왕릉이 발견되면서 고대 왕릉 중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명칭 변경은 백제 무령왕릉의 발굴로 백제왕실 무덤의 주인공과 조성 시기가 확실히 밝혀졌고, 도굴되지 않고 출토된 수준 높은 부장품들이 찬란한 백제문화를 여실히 보여줌에 따라 너무도 잘 알려진 `무령왕릉`이 포함된 이름으로 사적 명칭을 변경해 국민이 쉽게 알아보고 왕릉급 무덤임을 명확히 하여 능원의 역사·문화재적 위상을 세우고자 하는 취지도 있다.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된 부여 능산리 고분군은 무덤 서쪽에서 발굴된 절터(능산리사지)에서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와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출토돼 왕실의 무덤이라는 점이 확인된 곳이다.

하지만 그동안 무덤의 역사적 가치와 위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명칭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올해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에 맞춰 명칭 변경이 이루어질 수 있어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문화재청과 함께 지정 명칭 변경에 따른 안내판 정비와 문화재 정보 수정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도"이번 지정명칭 변경은 부여군이 가진 왕릉이라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자 추진한 적극행정의 결과로서, 세계유산에 걸맞은 명칭이 부여된 의미있는 사례"라며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백제문화의 가치와 유물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겠다"고 전했다. 양한우·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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