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 울타리 부실…무인단속기·방지턱 없어
주민들, "관광 홍보에만 급급…안전망 제대로 갖춰야"

18일 대학생 5명이 탑승한 차량이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충남 논산 탑정호 탑정호광장 사고 현장에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18일 대학생 5명이 탑승한 차량이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충남 논산 탑정호 탑정호광장 사고 현장에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 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최근 충남 논산 탑정호에서 차량이 추락해 탑승해있던 대학생 5명 전원이 숨진 것과 관련, 사전에 참사를 방지할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탑정호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지역의 대표적 명소로서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지만, 저수지 추락 등 각종 안전 사고를 예방하거나 대비한 방호 울타리 등이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 주변 도로에는 규정 속도 안내 표지판이나 방지 턱 등 안전 운행을 위한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자체 등 관리당국의 안전 사고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탑정호 주변 안전망만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면 대학생 5명 모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8일 탑정호 광장에는 차량 돌진으로 파손된 방호 울타리가 휘어진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이를 대신하는 임시 안전 펜스 주변에는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져 있었을 뿐이다.

사고 현장 뿐만 아니라 탑정호 주변은 주로 곡선 구간으로 위험 요소가 즐비한데도 운전 미숙 등에 따른 추락 사고나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방호 울타리 등이 제대로 갖춰졌어야 하지만 안전 시설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사고 현장의 경우 10m 이상 높이의 옹벽이 있어 추락할 경우 대형 사고가 불을 보듯 뻔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방호 울타리(안전 펜스)는 성인 허리 높이 정도에 불과했다. 성인 무릎 높이의 안전 펜스로 구축된 곳도 적지 않았다. 차량 뿐만 아니라 사람도 자칫 중심을 잃고 저수지로 떨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해 보였다

방호 울타리 소재도 차량 충격에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강판 소재가 아닌 것으로 파악되면서 실제 차량 사고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지 의구심이 들게 했다.

게다가, 탑정호 주변 도로 구간 대부분은 나들이 차량들이 즐비한데도 불구하고, 규정 속도를 안내하는 표지판이나 도로 표식이 없었다. 차량 속도를 줄이도록 예방해주는 도로 방지턱 또한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과속 방지 대책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날 사고 현장 주변에서는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목격됐다. 이들 중 일부는 사망자들을 위해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인근 상인 이모 씨는 "사고 현장 주변 구간은 도로를 아주 잘 만들어 놓았는데, 무인단속기나 방지턱이 없어 인적이 드문 밤에는 빨리 달리는 차량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속도 안내 표지판도 없어 규정 속도를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논산시에 거주한다는 박모 씨는 "탑정호는 유동차량과 사람들이 맞이 찾는 관광명소로, 평소에도 차량 사고가 빈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방호 울타리도 강판으로 높고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으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에서 국내 최장 출렁다리가 있다고 홍보하면서 탑정호 외관만 꾸미는데 바쁘지 정작 안전 사고 발생 등을 위한 예방이나 방지에는 소홀히 하는 거 같아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15일 오전 0시26분쯤 건양대 학생 5명이 탄 준중형 렌터카 승용차가 탑정호 광장 인근 저수지로 떨어져 탑승하고 있던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운전자의 운전 미숙 등에 무게를 두면서도 차량 결함 등 여러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장진웅 기자·김범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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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학생 5명이 탑승한 차량이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충남 논산 탑정호 탑정호광장 사고 현장에 차량 돌진으로 파손된 방호 울타리가 휘어진 채 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18일 대학생 5명이 탑승한 차량이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충남 논산 탑정호 탑정호광장 사고 현장에 차량 돌진으로 파손된 방호 울타리가 휘어진 채 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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