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동염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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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축농증이라 일컫는 부비동염은 코 주위의 뼛속에 있는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을 흘리게 되는 질환이다. 부비동염은 경과에 따라서 급성과 만성으로 나눠진다. 급성인 경우에는 열이 나면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부비동염 자체만으로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항생제 등 약제를 몇 주일 복용해야 하면서 식욕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부비동염에 걸리면 두통과 함께 머리에 무언가가 가득 찬 느낌이 들면서 자주 코를 풀거나 목 뒤로 들이마시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상에 불편함을 겪게 된다. 그러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질병이란 인식이 적다. 이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아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만성화를 막아야 한다. 최명수 대전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부비동염의 증상과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코감기 증상 2주 이상 지속 시 부비동염 의심하라=부비동이란 코 주위의 얼굴 뼛속에 존재하는 빈 공간으로, 이 공간은 콧속으로 열려있는 자연공이라는 작은 구멍을 통해 환기와 분비물의 배설이 이뤄진다. 감기나 비염, 구조적 이상 등에 의해 점막이 부어 자연공이 막히면 부비동에 환기나 배설이 되지 않아 염증이 생기고 농이 고이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질병 기간이 3주 이내이면 급성 부비동염,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급성 부비동염에서는 권태감, 두통, 미열과 함께 콧물, 코막힘, 안면부 통증이 올 수 있으며, 만성 부비동염이 되면 코막힘과 지속적인 누런 콧물, 코에서 목 뒤로 넘어가는 콧물, 빈번한 코피 등이 나타난다. 또 더 진행하면 후각 감퇴,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을 호소하게 되고, 중이염이나 기관지염이 생기기도 한다. 만약 기관지 천식이 있는 경우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최명수 교수는 "코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부비동염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아,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축농증에 더 잘 걸릴까=소아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감기를 자주 앓는 편인 탓에, 성인에 비해 바이러스성 부비동염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콧속의 공간이나 통로도 성인에 비해서 작고 좁기 때문에 염증에 의해 콧속 살이 조금만 부어도 코로 연결되는 부비동의 통로가 쉽게 막혀 부비동염에 잘 걸린다.

축농증과 알레르기 비염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부비동염에 더 잘 걸린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다만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부비동염에 걸렸을 때 코막힘, 콧물 등의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발 잦은 부비동염, 수술 의미 없다?=부비동염의 치료 원칙은 부비동의 환기, 배설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급성 부비동염이나 소아의 경우는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며, 비강 내 스프레이와 비강세척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면역기능의 이상,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경우, 소아에서 아데노이드 비대증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반복성 부비동염이나 만성 부비동염으로 이행되기 쉽다.

약물치료로 듣지 않는 만성 부비동염의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수술은 염증이 있는 부비동을 개방해 환기와 배설이 되게 하고 원인이 될 수 있는 코 안의 구조적 이상을 교정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윗입술을 들고 수술하는 상악동근치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부비동내시경수술이 보편화되고 발달돼 훨씬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고 치료 성공률도 높다.

최 교수는 "부비동염은 재발이 잘 되기 때문에 수술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수술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진웅 기자·도움말=최명수 대전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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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수 대전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명수 대전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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