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트아미노펜

허명숙 대전시약사회 여약사이사
허명숙 대전시약사회 여약사이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약국에서 판매량이 급증한 약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타이레놀 주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 이후 타이레놀 복용을 권장하면서 나타난 희귀 현상이다. 타이레놀은 얀센이라는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만든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 또는 파라세타몰 (Paracetamol)이 성분인 약품이다. 국내 제약회사에서도 같은 성분으로 만든 써스펜이알 (한미약품), 펜잘이알(종근당), 이지엔6 에이스(대웅제약) 등 많은 약이 있으므로 꼭 타이레놀만을 구입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방문할 필요는 없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주 효능은 오한, 발열을 줄여주는 해열 작용과 감기에 의한 통증, 두통, 치통, 근육통, 허리통증, 생리통, 관절통 등의 통증을 완화시키는 진통 작용이다. 해열진통작용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까지 여러 연구를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사이클로옥시게나제(COX)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의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와 달리 염증을 없애는 기능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다른 소염진통제와 달리 위장 장애가 적어 식사와 관계없이 빈속에도 복용할 수 있으며 임산부에게도 FDA 분류 약물사용 B등급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복용 전 의사나 약사에게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의 권장량은 만 12세 이상 소아와 성인에 1회 300-1000㎎으로 하루 3-4회(4-6시간마다) 필요 시 복용하도록 돼 있다. 하루 최대 4000㎎을 초과해선 안 된다. 만12세 미만의 소아의 경우 10-15㎎/㎏을 1회 용량으로 4-6시간마다 필요 시 복용하며, 어린이용으로 나오는 제제나 시럽으로 복용하기를 권장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판매되는 약품 중 `이알서방정`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약 성분이 서서히 방출돼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이 긴 제품으로 8시간마다 복용하며 만 12세 이상만 사용 가능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복합 진통제와 감기약에 포함돼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게보린, 펜잘큐300㎎, 사리돈에이 250㎎, 뇌신에이산 500㎎, 하이펜 500㎎, 리렉스펜 300㎎, 화이투벤큐 180㎎, 콜대원 콜드, 코프, 노즈시럽 325㎎, 테라플루 데이, 나이트 650㎎, 판피린큐액 300㎎, 판콜에스액 300㎎의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돼 있다. 전문약으로는 중등도-중증의 급,만성 통증에 사용되는 울트라셋, 파라마셋 등에 325㎎이 함유돼 있고 울트라셋이알서방정은 650mg의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돼 있어 병원에서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아세트아미노펜과 병용해도 되는지 의사, 약사에게 문의 후 복용하도록 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돼 안전하게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CYP450 효소에 의해 대사돼 독성 물질인 N-아세틸-P-벤조퀴논이민(NAPQI)로 대사되며 이 NAPQI를 빠르게 대사시키기 어려운 경우 간 세포를 괴사시킴으로써 간독성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술 마신 후 두통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절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 외에도 아세트아미노펜에 과민증이 있는 환자, 소화성궤양환자, 심한 혈액이상 환자, 심한 간장애 환자, 심한 신장(콩팥)장애 환자, 심한 심장기능저하 환자, 아스피린 천식이 있는 환자, 바르비탈계약물, 삼환계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이 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후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경미한 이상 반응이 있을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을 용량에 맞춰 복용하며 야간에 복용할 때는 지속 시간이 긴 서방형 제제를 권장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며 몸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대부분 2-3일 안에 모든 증상이 사라지나 증상이 계속되면 의료기관을 꼭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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