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활성화 위해 지역은행 설립 시급
지방은행 설립까지 과제도 산적

대전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지역은행 설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더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을 덜어줄 수 있을 뿐더러 지역 자금 역외유출 방지 등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은행 설립 방안으로는 한국은행 지역본부의 지역은행화와 상호금융 설립 이후 1금융으로의 전환 등이 나오고 있다.

5일 대전 지역 금융권과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역은행은 해당 지역 시민뿐 아니라 기업들과의 밀접한 관계를 기반으로 상생을 목적으로 운영돼 시중은행과는 차별화된다. 결국 매출 저하와 신용도 하락 등으로 은행 문턱이 높아진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지역 은행은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대전지역 한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소상공인들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매출이 하락하며 대출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대전 지역에도 지방은행이 설립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인들과 중소기업 등에 자금난 해소 등 금융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설립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위한 과제도 산적한 실정이다.

금융권에서는 10개 가량의 점포를 가진 지역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2500억 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인이 조달하기 어려운 규모로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계에서 출자하는 방안이 꼽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과제로 꼽힌다. 기존 은행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율, 대출 금리 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각 금융권마다 이율, 금리 등이 유사한 규모를 보이고 있어 지역특화형 정책을 통해 경쟁을 펼쳐야 하는 구조 때문이다.

경제계 내부에서는 한국은행 지역본부의 지역은행화 또는 상호금융(2금융) 방식으로 설립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한국은행 지역본부를 해당 지역에 맞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 은행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상호금융 방식으로 설립해 일정 수준의 고객 유치를 진행해 규모를 키운 뒤 1금융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지목된다.

류덕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은행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과 시중은행과 경쟁이 가장 큰 관건"이라며 "지역 상공인들이 차출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다. 가장 먼저 자금조달에 대한 문제를 각계에서 논의해 해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은 "지역은행은 지역 중심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설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전북은행 등의 타 지역 은행이 대전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지역 거점 은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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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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