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9988 프로젝트] '킁킁·음음' 거리는 아이 혼내면 안돼요

2021-03-02 기사
편집 2021-03-02 16:18:45
 장진웅 기자
 woong8531@daejonilbo.com

대전일보 > 기획 > H+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틱 장애

첨부사진1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진료실에 들어오는 엄마와 아이. 엄마는 진료실 의자에 앉자마자 그간의 답답함을 쏟아놓는다. "선생님, 얘가 자꾸 눈을 깜박거리는데,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해요. 혹시나 하고 안과에 갔는데, 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음음'하고 소리도 내는 거예요. 얘가 왜 이러는 거예요? 스마트폰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 맞지요? 그렇지요?" 옆에 앉아 있는 아이는 그 와중에도 눈을 계속 깜박이고, '음음' 소리를 내고 있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자칫 눈병이나 나쁜 버릇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틱(Tic)' 증상은 악화될 경우 뚜렛병으로 이어져 학습 장애 등의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꾸짖거나 스트레스를 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정확한 판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틱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이상 행동·소리 수십 가지 증상= 눈을 깜박거리거나, '음음' 소리를 내고, 비염이 아닌데도 코를 훌쩍거리면서 '킁킁' 소리를 낸다. 손 냄새를 계속 맡거나, 심할 때는 욕설을 반복적으로 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수업 시간이나 공부하는 데에 집중하기를 어려워한다.

이들 증상은 틱 장애를 나타낸다. 틱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기이한 소리를 내거나(음성틱) 갑자기 근육이 움직이는 것(운동틱)을 말한다. 쉴새없이 눈을 깜빡거리고 팔과 다리 혹은 몸을 움직인다. 불쑥 특정한 단어나 혹은 욕을 내뱉기도 하며, 자신의 몸을 때리며 괴성을 지르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틱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아이들은 주로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만 7세쯤 내원을 한다. 대개 그 이전에 5세 때나 6세 때 미세하게 발생했다가 금방 사라졌던 적이 있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조차도 아이가 틱이 있었는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소아·청소년 중 3-5%가 틱 장애=소아·청소년 시기에 3-5% 정도가 틱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틱 증상이 한가지가 아닌, 운동틱과 음성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1년 이상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뚜렛병'으로 부르게 된다. 뚜렛병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학습장애, 우울증 등 심리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성인 틱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틱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뇌의 신경화학적·기능적 불균형, 유전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틱 장애가 뇌의 질환임을 시사하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틱의 소인을 갖고 태어난 아이가 과도한 학업과 스트레스 그리고 가족 불화 등의 환경적 상황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틱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나 강박 장애, 불안증 등 여러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꾸짖거나 스트레스 주면 악화=틱 증상을 처음 보일 때 중요한 것은 부모님들의 반응이다. 틱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 습관 혹은 나쁜 버릇쯤으로 치부해버리면서 아이를 혼내면, 아이는 스트레스로 틱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자신감을 잃으면서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아이의 틱 증상에 대해서는 혼내거나 지적하지 말고 그냥 모른 체 넘어가 주는 것이 필요하다.

틱은 아이가 일시적으로는 참을 수 있지만, 이후에 곧 더 많은 틱을 하게 되기 때문에 강제로 틱을 못하게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통한 게임이나 TV를 시청할 때 틱이 갑자기 많이 나오거나 이와 관련해 병의 경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서적으로 흥분 상태가 틱을 일시적으로 많이 나타나게 하는 것은 맞지만 전체 경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 상담 뒤 약물치료=아이에게 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틱 장애가 맞는지를 일단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틱 장애 진단을 받더라도 당장 치료를 시작하기보다는 6개월 이상 지켜보는 게 좋다. 소아·청소년 틱 장애의 30% 정도는 1년 이내에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틱에 대한 약물 치료는 아이들에게 쓸 수 있는 좋은 약들이 출시돼 있는데, 안전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진웅 기자·도움말=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oong8531@daejonilbo.com  장진웅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