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 사업비 88억 원이었으나 공사비 증가로 63억 원 증액, 구 예산 마련 '골머리'
자치구별 체육시설 동구, 중구 1곳… 시민 생활체육 수요 견인하려면 건립 서둘러야

주민 생활체육 인프라가 부족한 대전 동구의 인동국민체육센터 건립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설계 과정에서 사업비가 늘었는데 이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는 지난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체육시설 확충 공모 사업에 선정돼, 동구 인동 211-4번지 인동생활체육관을 철거하고 국민체육센터를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는 88억 8200만 원으로 국비 30억 원과 시비 20억 원, 구비 38억 8200만 원이 투입된다. 생활체육센터는 지하 2층과 지상 3층 규모로 수영장, 다목적실 경기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유성구와 서구도 공모 사업에 지원했지만 문체부는 심사 과정에서 동구에 국민체육센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당초 예상보다 늘어난 건립 예산이다.

동구는 본격적인 건립에 앞서 설계 용역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사비 63억 4800만 원이 증가했다. 기존 체육관 철거비용과 공사 면적 증가, 지질 공사 공법 변경 비용 등이 추가됐다.

늘어난 건립 예산 마련에 집행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구의회는 집행부에 추가 예산 방안을 찾은 후 건립에 나설 것을 주문하는 등 사업 추진을 더디게 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열린 도시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국민체육센터 건립 계획안을 수정 의결했다. `추가 사업비를 구 예산만으로 부담하기엔 무리`라며 집행부에 예산 마련 방안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집행부는 당장 63억 원의 추가 건립비를 마련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새로운 국민체육센터 건립은 사실상 답보상태에 처했다.

이를 두고 타 자치구와 비교해 열악한 주민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구와 의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 유일 실내 체육시설인 지난 2003년 지어진 인동 생활체육관 뿐이다.

반면 서구와 유성구, 대덕구는 주민 생활 체육시설이 각각 3곳과 2곳씩 들어서 있다. 지역민의 생활체육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시설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동구 주민 강모(52)씨는 "동구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이 마땅치 않다. 매년 몇 십 만 원을 내고 헬스장을 다니고 있다"며 "코로나 블루 등으로 침울한 주민들이 많을텐데 생활체육시설이 생기면 각종 운동 프로그램이 생겨 지역 주민들이 활기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의회 한 의원은 "집행부와 의회 모두 인동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건립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라며 "계획과 달리 증액된 예산을 어떻게 마련을 해나갈 것인지는 꾸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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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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