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르포] "나가기 무섭게 채워지던 상권인데 지금은.."

2021-02-24 기사
편집 2021-02-24 18:32:28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대전일보 > 경제/과학 > 전체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24일 세종시청 인근 상가 건물에 임대 및 매매 문의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박영문 기자

"빠지기가 무섭게 소리소문 없이 채워지던 곳인데…" 대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임자를 기다리고 있는 상가 임대 물건이 백화점 주변으로만 10건 넘는데 요즘은 문의전화조차 한통 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24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근처 한 건물에서는 '임대' 현수막이 찬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점심을 앞둔 시간이어서 대로에 지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대전을 대표하는 타임월드 상권이라고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 건물 관계자는 "1층 공실 두 곳 중 하나는 2년 전 쯤부터 비어 있고 나머지는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며 "대로변과 인도를 바로 접하고 있는 위치인데도 문의전화는 뜸하다"고 말했다. 건물 안내표지에 2-3개 층의 입주사 명판이 없는 것으로 미뤄 공실은 1층만의 문제는 아닌 듯했다.

대로 뒤편 식당가에서도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년째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한 1층 상가는 공실 전 인근 직장인들이 찾던 음식점이었다. 이 상가 임대를 주선하고 있다는 중개업자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타임월드 인근 상가는 공실이 언제 찼는지 모를 정도로 활발히 거래되던 곳"이라며 "기존 임차인들은 장사가 안 되니 나가떨어지고 빈 점포를 맡아보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이제 둔산동 중심상권이라는 말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대전 유성구 신도심인 죽동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비어 있을 정도로 상가 공실이 만연해 있었다. 2015년 6월 죽동푸르지오(638세대), 이듬해 5월 죽동금성백조예미지(998세대), 2017년 4월 죽동대원칸타빌(1132세대) 등이 차례대로 입주하면서 죽동은 3200가구가량의 신도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충남대서문네거리에서 죽동으로 진입하는 상권부터 건물마다 '임대'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인근 원룸에 사는 충남대 학생들과 신도심 맛집 탐방에 나선 30-40대 여성들로 북적이던 입주 당시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 지역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보다시피 채워지지 않은 상가가 꽤 많이 있다"며 "대부분 신축건물이라 보증금과 월세가 센 편이고 그래서인지 아직 한 차례도 임대가 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신도심 상권인 만큼 죽동 상가 시장을 현재의 공실률로 재단하긴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상가를 전문으로 한다는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푸르지오 입주를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신도심이 형성된 게 불과 5년"이라며 "상가가 제대로 정착하는데 기본적으로 5-10년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죽동 상가는 아직 한바퀴도 돌지 않은 것이어서 앞으로 코로나 변수만 진정된다면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률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세종에서도 텅 비어있는 점포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날 세종시청 인근 한 상가 건물 1층. 한창 영업을 하고 있는 편의점, 식당 등 사이로 굳게 닫힌 출입문과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정면 유리창에는 임대 및 매매 문의 전화번호를 알리는 게시물만 붙어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의 이동이 빈번한 도로변과 멀어질 수록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빈 점포는 더 늘어나는 듯 했다. 1층 뿐만 아니라 고층 상가 건물 중간중간에도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 등이 걸려있어 공실이 다수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인근의 또 다른 상가 건물은 더 심각했다. 1층 절반에 가까운 점포가 비어 건물 밖을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상가 건물 역시 대로변과 인접한 부분은 어느 정도 차 있었지만 건물 뒤편으로 갈수록 공실이 많았다. 나란히 한 줄로 붙어있는 7개의 점포가 모두 비어있기도 했다. 한 상가 건물에 입주해 있는 공인중개사도 세종시의 상가 공실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 공인중개사는 "시청 인근에서 임대가 잘 된 곳도 공실률이 5-10% 수준이고 심한 곳은 30% 이상 채워지지 않은 상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가 공급이 많다 보니 분양 시행사는 많은 수익을 얻었을 지 모르지만 분양주들은 공실로 인한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tarrykite@daejonilbo.com  문승현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