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범 대전웰본정형외과 원장
김준범 대전웰본정형외과 원장
운동을 하면서 부상이 발생하지 않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고, 누구나 부상 없이 좋은 경기결과를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운동 중 부상은 언제나 함께한다.

운동하면서 부상을 당했을 경우 가장 궁금한 점은 과연 언제 다시 경기에 복귀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시기를 확실하게 단정지어서 말할 수는 없다.

물론, 대략적인 기간에 대해서 이야기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비복근 손상은 1단계 손상의 경우 운동으로의 복귀는 약 10일 정도 소요되고, 2단계는 약 3주 정도, 3단계의 완전 파열인 경우에는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통계적인 기간일 뿐 모든 선수에게 적용될 수는 없다.

유명한 선수들의 경우에도 부상의 예외는 없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경우 데뷔 2년차 시즌 초반에 덩크슛 후 착지하면서 발생한 왼쪽 발등 골절로 인해 약 5개월간 휴식 시간을 가지고 코트에 복귀했다. 그 과정에서 조던은 여러 번 빠른 복귀를 원했지만, 의료진과 구단 측의 만류로 약 5개월만에 코트에 복귀한 일화가 있다. 사실 이것도 조던이 고집해서 일찍 복귀한 경우긴 하다.

`도마의 신` 체조 선수 양학선의 경우에는 2016년 3월 연습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그 해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수술과 재활을 통해 2018년 6월 국제체조연맹 월드컵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부상 부위 및 정도, 종목, 개인간의 신체 능력 차이에 따라 부상 후 운동 복귀 시점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복귀하는 기간, 시간을 논하기 전에 운동복귀에 대한 의미와 성공적인 복귀, 그리고 어떤 인자들이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 복귀라는 단어의 의미부터 되새길 필요가 있다. 과연, 복귀라는 것은 어디로 복귀한다는 것이며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크게 3단계로 구분지어 설명할 수 있다. 재활 및 훈련(training), 경기장(fields), 경기(game)으로 나뉘어 생각해 볼 수 있고, 각 위치에 따라 원하는 회복도가 다를 것이다.

1단계가 재활 및 훈련, 저강도의 스포츠가 가능한 단계로 부상 후 초기 치료가 올바르게 행해진 후 바로 가능한 단계이다. 2단계는 모든 훈련이 가능하며 적절한 부하를 이겨낼 수 있는 정도의 단계로 손상 이전의 운동이 어느 정도 가능한 단계이다. 3단계는 손상 이전 수준의 복귀 또는 더 높은 운동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단계로 완벽한 복귀가 가능한 단계이다. 이 3단계는 각각이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체 개념이며 회복과 재활 또한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 성공적인 복귀란 무엇일까? 선수, 감독 및 코치, 의무팀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정의되고 평가될 수 있다.

선수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축구의 경우에는 골 중심으로 생각될 수 있다. 감독 및 코치 입장에서 보면, 최고의 팀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성과(performance)위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의무팀 입장에서는 선수의 안전, 재손상 방지 및 건강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과정의 결과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할 것이다.

완벽한 복귀란 이러한 여러 입장들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경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면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인정하고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무리한 운동복귀가 이뤄지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복귀가 진행되어 선수의 능력치가 오랫동안 발휘되고 유지되리라 생각한다.

세번째, 어떤 요소들이 운동복귀에 영향을 미칠까? 조직의 회복 및 손상정도, 손상의 위험도, 신체적 조건, 복귀를 위한 각종 테스트 결과 등 많은 요소들이 복귀시점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복귀를 위한 많은 모델 및 지침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 중 신체-정신-사회적 (BioPsychoSocial model) 모델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모델은 부상의 특징과 사회인구학적인 요소들이 선수의 신체, 정신, 사회적 요소에 영향을 미치며 이들의 상호 작용들이 결국엔 기능회복에 영향을 미쳐 복귀시점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젊은 유망주의 축구선수가 심한 부상을 당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선수는 신체조건도 훌륭하고 회복도 빨라 부상이 빨리 회복(신체요소)되었고, 팬들이나 구단에서도 빨리 경기에 복귀하기(사회적 요소)를 기대하여 빠른 복귀를 준비중이다. 하지만, 선수 본인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서 복귀시점이 늦춰지기를 바라고 있다(정신적 요소)면 이 선수의 경기 복귀는 성공적일까?

경기에 복귀한다고 해도 자신의 정신적 요소가 해소되지 않았다면 부상이전의 완벽한 경기력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렇듯 완벽한 복귀를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앞서 예시한 2명의 선수(마이클 조던, 양학선)는 아마도 이러한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복귀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부상에 대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운동 중 부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부상당한 상태에서 낙심하기보다는 완벽한 복귀를 위한 철저한 준비 또한 중요하다 하겠다. 이는 엘리트 선수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부상 후 복귀 시간을 정해놓고 회복 훈련을 하지 말고, 부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우선으로 여러 요소들(신체, 정신, 사회적 요소 등)을 고려해 경기 복귀 시점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김준범 대전 웰본정형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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