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NASA, 전천(全天) 우주 영상분광 우주망원경 제작 착수
세계 최초 시도…우주 생성 수수께끼 해결 실마리로 기대

SPHEREx 우주망원경 개념도.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SPHEREx 우주망원경 개념도.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영화사에서 흑백영화가 컬러영화로 전환된 시기의 촬영기법처럼 천체물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획기적인 시도가 이뤄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k)와 세계 최초로 전천(全天) 우주 영상분광 관측을 위한 우주망원경 `SPHEREx` 제작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SPHEREx는 지상에서 지구 대기에 의한 손실 때문에 관측이 어려운 적외선 천체 관측뿐 아니라 영상분광 기술을 적용해 전 우주를 102개의 색깔로 관측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영상분광이란 넓은 영역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영상관측과 개별 천체의 파장에 따른 밝기의 변화를 측정하는 분광관측을 통합한 개념이다.

특히 SPHEREx는 전 우주에 존재하는 약 20억 개에 달하는 개별 천체의 전천 분광 목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는다. 구체적으로 SPHEREx 관측영상과 각 천체의 방출 스펙트럼을 재구성하면 우주의 3차원 공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빅뱅(우주 탄생) 직후 우주 급팽창에 의한 우주 생성 이론과 은하 형성·진화의 정보를 담은 적외선 우주 배경 복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리 은하와 우주에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물과 이산화탄소 등의 분포 지도를 작성해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계 탐사 연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PHEREx는 2016년 천문연이 Caltech과 국제공동연구 기획을 바탕으로, NASA에 개발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NASA는 2019년 2월 제안서를 선정하고 2020년 10월 예비설계 결과를 평가해 이날 최종 승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이달부터 제작에 들어가 오는 2024년 위성에 의해 발사될 예정이다. 이후 약 2년 6개월 동안 4회 이상의 전천 분광 탐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 기관 중 유일하게 미국 소속이 아닌 천문연은 망원경의 우주환경시험에 쓰일 극저온 진공 챔버 개발·테스트를 주도하는 한편, 관측 자료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과 핵심 과학연구 등에 참여한다.

과기정통부 이창윤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영상분광 관측 기술은 이번 SPHEREx 우주망원경 개발뿐 아니라, 자원탐사, 기후·자연재해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며 "미래 우주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관과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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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HEREx에서 시도하는 전천 영상분광 기술 개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SPHEREx에서 시도하는 전천 영상분광 기술 개념.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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