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0개국 53개 팀이 참가한 사이배슬론 2020 국제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출전 선수들이 속한 전 세계 33개 지역에 경기장을 짓고 다원 중계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유튜브로 중계되면서 뜨거운 관심과 반응을 일으켰다.

8개국 소속 12명의 선수가 기량을 겨룬 착용형 외골격 로봇 종목에서 KAIST 김병욱 선수(47)는 소파에서 일어나 컵 쌓기, 장애물 지그재그 통과하기, 험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옆 경사로 통과, 경사로 및 문 통과하기 등 6개의 임무를 3분 47초 만에 완벽하게 수행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월등한 기술력과 팀의 뛰어난 로봇 운용 능력에 힘입어 지난 2016년 원년대회 동메달에 이어 4년 만에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동반 출전한 이주현 선수(20·여)도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5분 51초에 마쳐 동메달을 따냈다. 또한, 은메달은 6개의 미션을 4분 40초 동안 수행한 스위스 팀이 차지했다.

김병욱 선수는 "4년 전 동메달의 아쉬움을 이번 대회 금메달로 깨끗하게 풀어내 너무 기쁘다"며 "공경철 교수님과 여러 연구진이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이 가능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밝혔다.

이주현 선수는 "순위권에 들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동메달을 따 너무 너무 기쁘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동안 보고 배운 연구진의 열정을 마음에 교훈으로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착용한 워크온슈트4는 KAIST 공경철 교수의 연구팀을 중심으로 (주)엔젤로보틱스, 세브란스 재활병원, 영남대, (주)에스톡스, 재활공학연구소 등이 협업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여러 기관의 지원 아래 개발됐다. 로봇 기술을 각 선수의 신체 특성 및 보행 패턴에 최적화시키고 적용하기 위해 지난 2월 대표 선수 선발 이후 9개월 간 최정수 영남대 로봇기계공학과 교수와 우한승 KAIST 기계공학과 박사 후 연구원의 감독 아래 훈련을 진행해왔다.

워크온슈트4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연속 보행 속도를 8배 이상 높이고 착용자가 느끼는 무게감을 현저히 낮추는 등 4년간의 연구를 통해 향상시켜 이번 쾌거의 바탕이 됐다.

공경철 교수는 "금메달과 동메달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하반신 마비 장애인 선수들의 노력과 더불어 워크온슈트4에 적용된 로봇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아이언맨이 실제로 개발된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완성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공 교수팀은 국제대회 참가용 수트 개발과 동시에 (주)엔젤로보틱스를 창업해 착용형 로봇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하지 부분 마비 환자를 위한 보행 재활 훈련 로봇의 의료기기 인증을 마무리하고 세브란스 재활병원 등 실제 치료 현장에 보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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