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업사이클링 업체 '그날에는' 대표 이철웅·허예지 부부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업사이클링 업체 `그날에는`을 운영 중인 이철웅(42) 씨. 김성준 기자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업사이클링 업체 `그날에는`을 운영 중인 이철웅(42) 씨. 김성준 기자

"그냥 두면 고철에 불과한 드럼통이 가치 있는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할 때마다 희열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업사이클링 업체 `그날에는`을 운영 중인 이철웅(42) 씨는 아내 허예지(32) 씨와 함께 폐드럼통을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여념이 없다. 일반인들의 시선에는 단순히 쓰임을 다한 고철일 뿐이지만 이 씨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 드럼통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씨 부부는 4년 전 서울에서 처음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평소 조명액자 등 소품 제작을 즐겨했던 허 씨의 재능에 재활용에 관심이 많았던 이 씨의 철학이 더해져 드럼통 업사이클링 제품이 탄생하게 된 것.

"서울에서 한 카페를 방문했을 때 우연히 드럼통을 활용해 만든 작품을 봤습니다. 평소 버려지는 재활용품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던 차에 드럼통에 그림을 그려서 판매한다면 수익도 올리고 환경오염도 저감시킬 수 있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듬해 여름 서울에서의 사업을 접고 덕산으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업사이클링 작업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폐기물 재활용 업체들을 돌아다니며 폐드럼통을 수집했고 부족분은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기도 했다. 틈틈이 인테리어 관련 서적을 읽으며 공부했고, SNS를 통해 인테리어 디자인들을 접하며 트렌드를 살피고 감각을 키우는 데 열중했다.

열정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건설현장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야 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사업 초반에는 한 달에 20개 정도의 드럼통을 작업해서 판매했는데 이것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인력사무소를 통해 건설현장을 다니며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 목공 기술자들이 밑에서 일을 배워볼 생각 없느냐는 제의를 많이 해서 혹하기도 했었죠."

다행히 이 씨 부부의 폐드럼통 작품은 2018년 봄부터 입소문과 SNS를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현재는 한 달 100개 가량의 드럼통을 작업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들이 작업한 드럼통들은 주로 카페와 주점, 뷰티숍 등에서 테이블과 소품으로 쓰이며, 각종 행사장에서 조형물로서 감초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씨는 "보잘 것 없이 버려지는 쓰레기들도 얼마든지 생활에 도움 되는 가치 있는 작품으로 태어날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재활용품 사용량이 늘어 안타까운데, 이럴 때일수록 업사이클링 문화가 널리 퍼져 환경오염이 줄었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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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웅(42) 씨가 만든 드럼통 업사이클링 제품. 김성준 기자
이철웅(42) 씨가 만든 드럼통 업사이클링 제품. 김성준 기자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업사이클링 업체 `그날에는`을 운영 중인 이철웅(42) 씨. 김성준 기자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업사이클링 업체 `그날에는`을 운영 중인 이철웅(42) 씨. 김성준 기자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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