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간호사칼럼] 추석과 약 선물

2020-09-22기사 편집 2020-09-22 10:57:28     

대전일보 > 라이프 > H+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권로사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간호사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우리의 일상이 많이 변했다고들 하지만, 우리 삶의 기본 틀은 변하지 않듯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추석은 국민 10명 중 7명이 연휴 내 이동제한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으로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이 시점에 고향에 방문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

추석을 맞이하는 모두의 마음에는 보름달 같이 환히 사랑으로 비춰주시는 부모님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특히 부모 세대의 건강문제에 대해 자녀들은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을 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노년층에서 잘 발생하는 질환인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70% 이상이 60세 이상 노인이라고 한다. 또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갈수록 길어져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2년 더 길다고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운동이나 첨단의료기기를 동반한 수술 등 질환의 여러 가지 치료법들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들로 수술보다는 약에 의존하며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노인 인구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

특히 명절 전이면 병원의 외래부서에는 보호자가 환자를 대신해 약 처방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다른 때 보다 많아진다. 이를 '대리처방'이라 하는데, 부득이하게 환자 본인이 병원에 올 수 없는 경우 대리인이 환자 대신 약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리수령의 요건이 맞는 사람만이 구비서류를 가지고 병원에 왔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진료실에서 상담하는 내용을 보면 부모님이 '약' 선물을 가장 좋아한다는 자녀, 아픈 부모님께 약을 드리고 오면 마음이 편하다는 자녀, 멀리 사는 부모님이 병원에 오기 힘들다며 최대한 길게 처방해 달라는 자녀, 밤마다 통증을 호소한다며 진통제를 많이 달라는 자녀 등 저마다의 사연이 많다.

사실 아픈 부모를 대신해 약을 받아다 줄 수밖에 없는 자녀의 마음도 이해는 하지만, 가끔 너무 오랫동안 약만 받아가는 보호자를 보면 '부모님 한 번 모시고 병원에 와서 진료도 보고 검사도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향수도 지나치면 독이 되듯,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과한 약 처방으로 대신 표현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방문이 조심스러워짐에 따라, 정부는 만성질환자에 한해 의사의 판단과 처방이 있을 시 가까운 약국의 팩스로 처방전을 받는 것을 허용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요즘에는 환자가 직접 오지 않고 대리처방을 받거나 약국으로 처방전을 보내는 횟수가 늘어났다. 그런 만큼 병원에서도 전화상으로 강조할 테지만, 약국에서도 약 복용법을 잘 알려드리고 약 복용 시 실수하지 않도록 찬찬히 설명하고 자세히 안내하는 과정이 필요할 때이다.

더불어 곧 코끝에 찬바람이 부는 시기가 올 것 같다. 서늘한 날씨와 함께 찾아오는 독감(인플루엔자)과 코로나19의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서둘러 시작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호흡기에 감염돼 폐와 기관지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38도 이상의 발열, 두통 등의 증상도 유사하다.

따라서 독감 예방 접종을 잘 받고, 코로나19 백신은 여전히 개발 중에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유지해야 할 것이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준수하는 것 모두가 매우 유효한 방법이니 적극적으로 실천했으면 한다.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를 서로 이해하며 거리를 두더라도 마음은 가까이하며, 국가적 방침에 잘 협조 할 때 우리의 어려운 상황도 잘 마무리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건강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권로사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간호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