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생활 질 높이는 아이템 인기

코로나19 탓에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48)씨는 최근 텔레비전을 바꿀지 고민이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텔레비전에 눈길이 많이 가는데 사용한 지 10년이 넘어 화질이 예전만하지 못하고 고장이 잦기 때문이다. 김씨는 "외출을 자제 하다 보니 외식비가 줄어 생활비 여유가 생겼다"며 "그동안 미뤘던 새 텔레비전을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낡은 가전제품을 바꾸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동안 미뤘던 가전제품을 교체하는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한 신혼부부들이 절약된 결혼 비용을 고가 가전 소비에 쓰려는 경향도 늘고 있다.

17일 가전 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한 8월부터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초기(3-5월)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 매출이 지난해에 견줘 늘지 않았지만 8월부터 판매량이 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집콕` 생활이 일상화하면서 오래 전 마련한 신혼가전을 바꾸는 40대 고객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지난 2개월간 가전 매출의 고객 1인당 단가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통 결혼 성수기 봄, 가을 매출 신장세가 뚜렷하지만 올해는 특정 시기를 벗어난 시점에서 판매량이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탓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신혼부부들이 고가 프리미엄 가전을 찾는 추세도 있다. 신혼부부들이 비싼 가전을 사면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지역 가전제품 판매점 관계자는 "텔레비젼과 세탁기 등을 최고급 사양으로 찾는 신혼부부들이 예년보다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몰에서는 가전제품 중 세탁기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7-8월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의 세탁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적게는 50%, 많게는 7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해외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 직구`도 증가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용적이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해외 주방 가전 용품을 사려는 소비가 늘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