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8시 30분쯤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는 돗자리와 텐트를 펴고 음식과 술을 먹는 시민들로 인파를 이뤘다. 취식 중인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 사진=천재상 기자
지난 14일 오후 8시 30분쯤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는 돗자리와 텐트를 펴고 음식과 술을 먹는 시민들로 인파를 이뤘다. 취식 중인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 사진=천재상 기자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쯤. 더위가 한풀 꺾인 선선해진 날씨 덕에 세종시 랜드마크 `세종호수공원`은 가족과 함께 산책길에 나선 시민들로 인파를 이뤘다. 시민들은 호숫가를 따라 조성된 잔디밭 등에 간이 텐트·돗자리를 펴고 음식과 술을 먹으며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다.

문제는 취식 중인 시민 대부분이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이른바 `턱스크` 상태였고, 일부는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는 점이다. 공원 곳곳에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호소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또 앉은 곳에서 호수가 보이는 `명당`자리는 공간이 부족해 돗자리끼리 인접하게 설치되는 등 시민 간 밀접접촉 또한 우려됐다. 심지어 일부 시민들은 돗자리를 펼 공간이 없다며 공원 내 벤치에서 취식하기도 했다.

이날 세종호수공원을 1시간 가량 둘러본 결과 10개 이상의 텐트·돗자리를 확인할 수 있어 흡사 야외 캠핑장 같은 모습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수칙 준수가 요구되는 상황 속에 일부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지역 내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 최근 PC방·노래연습장과 같은 고위험시설에 대한 행정조치가 완화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격하된 점을 미루어 볼 때, 지역 사회의 `방역 긴장감`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은 박모(47)씨는 "최근 공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술과 음식을 먹는 시민이 많아졌다. 날씨가 좋아 나들이를 나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거리두기 준수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공원 내 거리두기 준수 관리에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방문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수칙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그간 관리 직원이 순찰을 돌며 마스크 쓰기·띄어 앉기 등 방역 수칙 준수를 안내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직원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 공원을 찾는 시민이 많아지며 관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원 내 시민 간 밀접 접촉을 줄이고 거리두기 준수를 강화하기 위해 오후 9시까지 이어지는 당직 근무를 통해 방역 수칙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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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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