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임대료 인하했던 임대인들에 추가 할인 요구 빗발
일부 임차인 지속적인 연락에 고통 호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착한 임대인`운동이 변질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운동은 코로나19사태로 경영난을 겪는 임차인을 위해 임대인이 상가 임대료를 일정 부분 감면해주는 것으로, 코로나19 확산 초기 당시 많은 임대인들이 동참하며 귀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산발적 감염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되면서 `착한 임대인`운동이 되려 임대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임차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저하, 영업 중단 등을 이유로 임대료 인하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 특히 일부는 폐업시 계약 조기종료를 요구하는 이른바 갑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백모(50)씨는 "코로나19로 모든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며 "임차인들보다 여유로운 임대인들의 배려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확산 초기 임대료 인하가 이뤄졌으나 1-2개월 수준에 그쳐 현재는 종전 금액을 지불하는 곳도 많은 점도 임차인들의 할인 요구를 빗발치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임대인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임대인들의 경제사정도 넉넉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이미 임대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했던 임대인들에게는 추가 할인 여부를 묻는 연락이 수시로 오고 있는 실정이다. `나쁜 임대인`이라는 소문을 내 임차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최근 상가 공실이 많아지고 있어 현재 입주해 있는 자영업자들을 쉽게 놓을 수 없다는 점도 임대인들의 어려움으로 꼽힌다.

변질된 `착한 임대인`운동은 소규모 건물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대출을 받아 상가나 건물을 구매한 임대인들은 임대 수익을 통해 상환하는 방식이 대부분으로 임대료 인하 등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구 오류동의 한 건물주는 "임대료를 할인해주고 싶어도 도저히 여력이 없다"며 "임차인들 대부분이 임대인들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서로 상생하자고 하지만 오히려 협박성 발언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할인을 요구하는 연락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는 임차인들도 있어 임대인들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지자체에서는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대출 연계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도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유성구 반석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조성진(32)씨는 "소상공인 지원이라고 하지만 어차피 갚아야 하는 대출"이라며 "전액은 아니더라도 일정부분 임대료를 지원해주는게 자영업자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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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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