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첫 날, 대학가 한산…개점시간 미루거나 임시휴업 등 '썰렁'

1일 오전 찾은 대전 유성구 궁동 대학가. 개강 첫 날이지만,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하다. 사진 = 김대욱 기자
1일 오전 찾은 대전 유성구 궁동 대학가. 개강 첫 날이지만,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하다. 사진 = 김대욱 기자
"빚내서 먹고 살고 있는 판국이여. 손님이 없다니까…."

지난 1일 대전 유성구 궁동 한 식당 앞에서 만난 업주 김모(66)씨는 깊게 한숨을 토해냈다. 어제는 점심부터 저녁까지 손님을 1팀 밖에 받지 못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만 올해로 26년 째 식당을 운영 중이다. 이날은 문도 열지 않은 채 식당 앞에 의자를 내놓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옆 건물에 문을 닫은 식당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 식당 정문에는 `임대`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김씨는 "이 식당도 버티다 버티다 4월인가 5월 쯤 식당을 내놨다. 장사를 시작한지 26년 만에 이 정도로 손님이 없어보긴 처음"이라며 "문을 열더라도 12시(자정)면 닫아야 하고, 대학가 영세업자들은 거리로 내몰릴 판이다"라고 푸념했다.

2학기가 시작 됐지만, 개강 첫 날 대학가는 썰렁하기만 하다. 코로나 19가 불을 붙였고, `전면 비대면수업`이 기름을 부었다. 오전 11시 30분 쯤 가장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거리에는 학생 1-2명만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을 뿐이었다. 식당도 점심손님을 받으려면 한창 분주할 시간인데,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도 문을 열지 않은 식당이 부지기수였다. 오락실은 오락기기만 홀로 전자음을 내고 있었고, 문을 굳게 걸어 잠근 노래방, PC방은 `집합금지 안내문`만 내걸려 있었다. 대학가 한 가운데 위치한 한 건물 1층은 점포 3곳이 모두 비어 있었다. 인근 한 상인은 "장기간의 점포 임대 안내에도 개업을 하지 않는다"며 귀띔을 하기도 했다.

문을 연 식당도 개점휴업상태였다. 한 정육식당은 본 음식 가격에서 40%를 할인해 팔고 있었지만, 손님을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을 닫고 `코로나로 인해 임시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내붙인 식당도 있었다. 한 식당은 임시로 개점시간을 오후 4시로 미루기도 했다. 코로나 19 재확산에 대학이 불가피하게 2학기도 한시적으로 전면 비대면수업을 결정하면서 대학 상점가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상인들은 1학기 매출 하락분을 극복하고자 2학기 매출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식당 입구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점주 정모(57)씨는 "코로나 19로 1학기에도 죽을 쑤었다. 2학기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면서 겁이 날 지경"이라며 "이 상황이 계속되면 1년 동안 수익이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덕구 오정동의 다른 대학가도 울상이긴 마찬가지. 오후 1시 쯤 한 음식점에는 테이블 20여 개 중 2개 테이블에서만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카페를 방문한 일부 학생들도 카페에 머물기 보다 주문 후 한 손에 음료를 든 채 카페를 나섰다.

대학생 이모(24)씨는 "개강을 했어도 비대면 수업이라 집에 있다가 잠깐 친구와 커피를 마시러 나왔다"며 "코로나 19로 실내에 있기가 찝찝해 테이크아웃해서 다시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편의점 업주는 "본래 이 시간이면 학생들의 왕래가 잦을 시간인데, 보시다시피 대학가가 거의 사람이 없다시피 하다"며 "식당, 카페도 운영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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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대학가. 식당, 카페가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사진 = 김대욱 기자
1일 오후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대학가. 식당, 카페가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다. 사진 =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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