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시금치 '금값'…폭우 내리면서 오름세 가팔라져
복숭아 등 제철과일 지난해보다 비싸

긴 장마로 대전 지역 채소류와 과일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예상보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출하가 부진한 게 가격 오름세의 주요인이다.

업계는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까지 발생해 수급 불안정 여파가 지속, 당분간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지역유통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여름 장마가 예년보다 길고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산물 수급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수산물 유통정보(KAMIS)를 보면 집중 호우가 내린 지난 달 31일 기준, 대전 지역 상추(4kg·적상추·상품)의 도매가는 3만 5000원에 거래됐다.

평년(3만 1567원)과 비교해 3500원 비싼 가격이다. 소매가도 껑충 뛰어올랐다. 같은 날 대전에서 팔린 상추(100g·적상추)의 평균 소매가는 1370원으로 평년(1008원)보다 360여 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에 견줘 45%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깻잎(2kg·상품) 도매가는 2만 9000원으로 지난 해(2만 67원)보다 9000원 급등했다.

시간당 80㎜의 많은 비가 내린 7월 30일을 전후로 채소류 가격 오름세는 폭발적이다. 집중호우가 내리기 전 24일 2만 8000원(적상추·4kg)에 거래되던 상추 도매가는 비가 그친 31일 3만 5000원으로 일주일 새 7000원이 올랐다.

24일 1347원이던 소매가(100g)는 31일 1370원으로 상승했다. 시금치는 말 그대로 금값이다. 가장 최근(7월 31일) 거래된 도매가(4kg)는 2만 5000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45% 올랐다.

소매가(1kg)는 9390원으로 지난 해(8915원), 평년(6310원) 가격 모두를 웃돌고 있다. 장맛비가 내리기 전인 지난 달 24일 1만 6000원(도매)이던 시금치 가격은 물 폭탄이 떨어진 직후인 31일 2만 5000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양파, 파, 애호박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 역시 1년 전보다 모두 눈에 띄게 상승했다. 특히 이달 들어 비 피해가 발생하면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 여름 과일인 복숭아(4.5kg·백도·상품)는 1년 전(1만 9200원)보다 5000원 가까이 오른 2만 4000원에 도매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소매가(10개)도 지난해 보다 3000원 가까이 오른 1만 7600원 수준이다. 수박과 참외 역시 긴 장마로 출하량이 줄면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다음 주 까지 장마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채소류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잦은 비로 농산물의 생육장애와 출하량 부진 등이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이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며 "침수 피해를 입은 농가가 많은데다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 가격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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