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와 카드수수료 때문
일선 약국 최고 1800원…소형은 더욱 금값

공적마스크 판매가 종료되며 약국들이 이익 창출을 위해 판매가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카드수수료 등 약국의 이익률이 떨어지던 공적마스크가 종료되며 일선 약국들이 이익 창출에 나선 것.

제조사별로 다른 공급가와 카드수수료 등이 마스크 판매가를 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13일 대전지역 일선 약국에서는 KF80·94 마스크 1장당 1500-18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공적마스크 판매 당시와 큰 가격차이는 아니지만 시장공급체계에서 제조사의 공급가가 떨어져 약국들의 이익이 커진 것.

KF80·94 등 공적마스크는 1장당 1100원에 공급된 반면, 현재는 제조사에 따라 900-1200원 수준에 입고되고 있다.

900원에 입고되는 품목은 1500원, 1200원에 들여오는 제품은 1800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 제품의 경우 찾는 사람들이 많아 공급가도 높아 판매가도 함께 상승했지만 판매도 가장 수월하다는 것이 약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 중국산도 한 장당 1000원 꼴에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마스크 판매가가 약국마다 제각각인 것은 시장 공급 원리에 따라 약국이 직접 가격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

대전지역 한 약사는 "공적마스크로 들어왔던 마스크는 모두 순차적으로 반품시키고 있다"며 "시장 공급 원칙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것인 만큼 지금 가격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한 약국 관계자는 "그동안 이익도 남지 않는 마스크를 판매하며 다양한 고민이 많았다"며 "지금도 약국에 큰 이득을 가져다 주는 가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던 초창기에 비해 물량이 충분히 풀려왔던 만큼 가격 인하가 예상됐던 것과 정반대인 상황이다.

더욱이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 학생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소형마스크는 `금값`이다.

소형 KF80·94마스크는 약국에서 2500-3000원에 판매된다. 소형마스크는 베이비마스크라 불리며 마스크 표면에 만화 캐릭터 등이 새겨져 있다. 아동 취향에 초점을 맞춰야 해 생산 과정이 복잡해지고 단가가 높아져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았던 품목이었다. 이에 코로나19 초기부터 꾸준히 품귀현상을 보여 왔다.

시민 서예진(33)씨는 "소형마스크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공적마스크가 있을 때는 그나마 가격 걱정은 안 했는데 이제는 가격 상승에 대한 고민도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마스크 가격 인플레이션은 편의점에서 극을 보이고 있다.

일선 편의점에서는 KF80·94마스크가 3장들이 8000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공적마스크 종료 이전부터 사적으로 공급됐던 이 마스크들은 급박하게 찾는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가격 경쟁에서 빠져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민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공익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공적마스크 판매와 관련해 각종 불만을 토로했던 일선 약국들이 일제히 이익 남기기에 들어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민 김모(24)씨는 "공급가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 왜 가격은 상승했는지 알 수 없다"며 "브랜드별로 가격 격차를 보일 수는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약국들이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며 손해였던 만큼 마스크를 통해 회수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약사회 관계자는 "공급가와 카드 수수료 등이 포함시켜 판매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며 "공급가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만큼 판매가도 함께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역은 타 시도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날 때까지 마스크는 필수 방역물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생산, 유통, 가격 동향 점검과 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엄정 단속할 방침이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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