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유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인터뷰

골반과 비구골절 분야 수술 대가로 꼽히는 김원유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골반과 비구골절 분야 수술 대가로 꼽히는 김원유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형외과 의사는 자신이 한 수술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그 기록을 찾아보면서 본인이 반성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골반과 비구골절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김원유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려고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나는 지금도 환자를 수술하면 기록을 남기고 있다"며 "지금도 어려운 수술이 잡혔을 때 과거에 정리해 둔 기록을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경험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기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40년째 의사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김 교수는 1992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경기도 과천에 살았던 김 교수는 처음에는 1년만 대전에서 생활하다가 복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비인후과 의사인 아내도 대전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정착하게 됐다.

이후 김 교수는 골반과 비구 골절 분야 수술의 `대가`로 이름을 알리며 서울 유명 병원에서 수 많은 제의를 받았지만 대전을 떠나지 않았다.

김 교수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분야는 해부학적으로 구조와 기능이 매우 정교해 수술 자체가 어려운 부위에 속한다. 주로 교통사고나 추락 사고에 의해 발생하는데 큰 충격이 가해짐에 따라 대부분이 뼈가 조각조각 부서져 심한 출혈이 일어나면서 수술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많다.

이 때문에 정형외과 의사들도 경험이 없으면 선뜻 수술을 꺼리는 부위다. 이러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 교수는 지금도 서울을 비롯해 다른 지역 종합병원들로부터 수술 난이도가 높은 중증환자들의 수술을 맡아 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김 교수가 골반과 비구 골절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캐나다 토론토 대학으로 연수를 갔을 때부터다. 김 교수는 "당시 한국에서 골절 쪽을 주력해서 치료하는 의료진이 많지 않을 때였다"며 "그래서 이 부분에 한번 집중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2년의 연수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억에 남는 환자로는 낙상사고로 골반이 골절돼 걷는 것 조차 힘들었던 박선영씨를 떠올렸다. 박 씨는 처음에 입원했던 병원에서 골반은 수술이 어려우니 뼈가 붙을 때까지 안정을 취하라는 말을 듣고 6개월을 버텼다. 하지만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고,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김 교수를 만나게 됐다.

김 교수는 "복잡하게 얽힌 혈관 등 골반수술 자체가 힘든 수술인데 박 씨는 치료시기마저 놓친 상태였다"며 "매우 힘들었지만 뼈가 붙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으로 과도하게 형성된 섬유조직을 제거하고, 골반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김 교수는 제자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교수는 "요즘에는 정형외과도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형외과 의사는 처음에는 전반적인 분야를 다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자신에게 맞는 분야에 집중해야지 처음부터 어느 한 분야에만 집중하게 되면 전체 숲을 보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정년 후에도 대전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대전에서 그리고 성모병원에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제자들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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